캐나다, 야생 곰 공격에 골머리…새 대책 발표[통신One]
앨버타에서만 20년간 인명 피해 104건 발생
안락사까지 고려…'합법적 곰 사냥' 우려도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 앨버타주 밴프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회색곰 공격 사건이 큰 사회적 충격을 일으키며 정부가 새로운 야생 곰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한 부부와 그들의 반려견이 캠핑 중 곰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 사건이 발생한 후로 곰에 대한 공포심과 경각심이 더 커졌다. 올해도 곰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규모의 공격 사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앨버타주 정부가 최근 증가하는 곰과 엘크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야생동물 관리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주민과 가축의 안전을 보장하고 농업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회색곰과 흑곰 등 "문제가 되는" 야생 동물을 추적하고 안락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치명적인 회색곰 공격에 신속히 대응하고 엘크의 먹이 찾기로 인한 농업 손실을 해결하기 위해 야생동물 관리 대응자 네트워크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임업 및 공원부 장관인 토드 로웬은 "회색곰의 공격으로 한 명이라도 사망하는 것은 너무나도 비극적이다"라며, 새로운 야생 동물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앨버타 주민이 야생 동물과 공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에는 곰 공격이 3건 발생했으며, 2021년에는 흑곰과 회색곰의 공격이 9건으로 증가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1년까지 총 104건의 공격이 발생했다.
2023년과 2024년 사이 회색곰과 흑곰에 의해 140마리 이상의 가축이 죽었으며, 야생동물 포식자 보상 프로그램 통계에 따르면 15만3649달러(약 15억 원)의 손실을 초래했다. 또한 작물 손실은 1330만 달러(약 129억 원)에 달했다.
현재 앨버타에는 1150마리 이상의 회색곰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는 2021년 약 800마리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회색곰의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은 더 많은 농촌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그러나 앨버타 야생보호협회(AWA)는 정부의 새로운 조치에 반대하며, 이에 따라 사람들이 회색곰을 사냥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야생보호협회는 새로운 정책은 곰 사냥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곰에게 익숙해지게 하여 사냥할 기회를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앨버타 회색곰 회복 계획에서는 회색곰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밀렵, 차량 충돌, 인간과의 갈등을 꼽았다.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앨버타주 정부는 새로운 조치뿐만 아니라 곰의 안전을 증진하기 위한 지역 곰 스마트 그랜트 프로그램과 같은 계획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앨버타 지방정부는 많은 종에게 필요한 서식지를 복원하고 먹이를 제공하여 인간과 회색곰 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회색곰 사냥을 다시 허용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이 정책이 곰 사냥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부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우려하며, 전문가가 적절한 야생동물 관리를 통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앨버타주 정부는 앞으로도 야생동물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갈등을 줄이고 안전을 보장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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