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ISS에 발묶인 美우주인들 "7월말 스타라이너 타고 귀환"
보잉 우주선 '스타라이너' 기체 고장…나사와 합동으로 고장 원인 조사중
과열탓 추진체 오작동 가능성 제기돼…스페이스X '드래곤2' 타고 귀환할판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우주선 스타라이너의 기체 고장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한 달째 발이 묶인 미국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이 정비되는 이달 말 지구로 귀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스타라이너를 제작한 보잉과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도 원인 규명에 매진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아 정확한 출발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나사 우주비행사 수니타 윌리엄스(58·여)는 10일 ISS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라이너에 대해 "이 우주선이 아무 문제 없이 우리를 집으로 데려다 줄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변을 식수로 처리하는 기계의 펌프를 교체하고 중력이 미미한 환경에서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실험을 수행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와 함께 ISS에 머물고 있는 나사의 베테랑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61)도 "우리는 절대적으로 자신이 있다"면서 "실패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날 익명의 나사 관계자는 "정확한 귀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7월 말 출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언론과의 전화 통화가 생중계되는 형태로 진행됐다.
앞서 윌리엄스와 윌모어를 태운 우주선 스타라이너는 지난달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가 만든 '아틀라스 V'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아틀라스 V와 분리된 스타라이너는 이튿날 ISS에 도킹했고, 우주비행사들은 8일간 이곳에 머문 뒤 지구로 귀환하려고 시도했지만 스타라이너 추진기(thruster) 오작동과 헬륨 누출 문제로 인해 귀환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보잉 엔지니어들과 나사 관료들은 현재 미국 뉴멕시코주 소재 '화이트 샌드' 미사일 시험장에서 스타라이너와 동일한 추진체를 시험 발사해 추진기 오작동 상황을 재현했다. 동시에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나사의 마셜 우주비행센터에선 헬륨 누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잉 임원인 마크 나피는 이날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과도한 발사로 인한 과열이 추진기 오작동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헬륨 누출과 관련해선 추진기에 우주 파편이 들어갔거나 기체 밀봉에 부적절한 물질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자세제어 추진기에만 이상이 있을 뿐 탈궤도 연소를 담당하는 추진기는 멀쩡하다며 스타라이너를 통한 우주비행사 귀환을 자신했다.
그러나 나사의 스티브 스티치 민간 승무원 책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뉴멕시코에서 있었던 추진기 실험 결과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다"며 이번 주말 추가 실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스타라이너를 통한 귀환이 유력하지만, 스페이스X의 우주선 '드래곤2(크루 드래곤)'나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를 대체 투입해 우주비행사들을 귀환시키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ISS에는 지난 3월 우주비행사를 실어 나른 크루 드래곤과 소유스 모두 도킹된 상태다. 스페이스X와 보잉은 2014년 나사와 우주비행사 수송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자사 여객기가 동체 구멍으로 비상 착륙하는 바람에 위상이 크게 실추된 보잉으로선 추진기 오작동과 헬륨 누출을 끝내 해결하지 못해 경쟁사인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빌려 타는 시나리오만큼은 피하고 싶은 심정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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