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도' 펄펄 끓는 美서부…4명 사망 오리건주는 비상사태 선포

오리건주 세일럼 39.7도·라스베이거스 48.8도…사상 최고
열사병 사망자 속속 발생…다음 주까지 무더위 계속될 듯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찾아온 폭염 속에서 한 방문객이 화씨 132°F(섭씨 55°C)가 적힌 체온계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2024.07.07/ ⓒ AFP=뉴스1 ⓒ News1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미국 서부에서 폭염에 산불까지 덮치며 끓어오르는 가운데 각 지역들은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방문자 센터 앞 온도계는 55도를 가리켰다.

CNN에 따르면 앞서 미국 국립기상청(NWS)는 이번 주 데스 밸리 퍼니스 크릭에서 54.4도 이상의 기온을 예보한 바 있다.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기록된 최고 기온은 1913년 데스 밸리의 56.6도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측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2021년 7월에 기록된 54.4도가 역대 최고 기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리건주에서는 무더위에 열사병 의심 증상을 겪은 4명이 사망했다. 이 중 3명은 멀트노마 카운티 주민이고 1명은 외부에서 이송돼 포틀랜드 병원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건주 당국은 폭염이 예보되자 5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7일에는 세일럼의 기온이 39.7도로 40도에 육박하며 1945년 기록인 37.7도를 넘어섰다. 다만 이번 사망 사건과 관련해선 "추가 조사를 통해 더운 날씨와 관련된 사망인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사인을 확정 짓지 않았다.

7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48.8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대다수 지역에서도 기온 43도를 넘었다.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올해 최소 13건의 열사병 사망 사고가 발생했으며, 더위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160건 이상의 사망 사고가 아직 조사 중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 곳곳에선 산불이 발생해 소방관들은 화마와 싸우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국립소방센터에 따르면 이날 전국적으로 73개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약 2023㎢의 면적이 불에 탔다. 서울 면적의 3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에 앞으로 일주일 동안 더 기록적인 고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더위는 10일쯤 미국 중부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영향을 미친 폭염 속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물을 마시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일요일 데스 밸리의 기온은 화씨 130°F(섭씨 54°C)까지 올라갈 수 있다.2024.07.07/ ⓒ AFP=뉴스1 ⓒ News1 이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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