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 피해' 미국인들, 북한·이란·시리아 상대 5조원 손배소
북·이란·시리아, 하마스에 무기 지원해 직간접적 책임 있어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당시 피해를 본 유가족들이 북한, 이란, 시리아 등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원국을 상대로 40억 달러(약 5조538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내 유대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과 미국 로펌 크로웰 앤드 모닝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란, 시리아, 북한이 하마스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해 이스라엘에서 수많은 미국 시민과 그 가족을 죽이고 다치게 했으므로, 연방 및 지방법에 따라 재정적 보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원고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 미국 시민 혹은 이들의 유족 등 125명이다. 이들은 최소 10억 달러(약 1조3845억 원)의 보상적 손해배상과 30억 달러(약 4조1535억 원)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ADL의 최고경영자(CEO) 조나단 그린블랫은 "이란은 반유대주의와 테러의 세계 최대 국가 지원국이고, 시리아와 북한과 함께 홀로코스트 이후 가장 큰 반유대주의 공격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국가의 지원으로 저질러진 하마스의 극악무도한 잔혹 행위에 대한 기록이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어머니를 잃은 나하르 네타는 "하마스가 우리 가족에게 준 견딜 수 없는 고통이나 우리가 겪은 잔혹한 손실은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지만, 이 사건이 어느 정도 정의감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 유대인, 그리고 많은 미국 시민을 어떻게 공포에 떨게 했는지 세상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소리(VOA)도 이들이 낸 소장을 입수해 북한·이란·시리아가 군사적으로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점이 소송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소장에는 북한이 수십 년 동안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친(親)이란 무장 단체를 지원했다고 기재됐다. 특히 하마스가 10월7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당시 북한의 유탄발사기인 F-7이 사용된 점도 소장에 적시됐다.
VOA는 "소송인단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로부터 북한산 무기를 대량으로 들여온 사실과 하마스가 공격에 사용된 대전차 로켓을 만들기 위해 F-7의 용도를 변경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며 "하마스의 F-7이 북한산이라고 밝힌 한국 국정원의 발표도 소장에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원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외국주권면제법(FSIA)'을 근거로 제기됐다. 미국은 현재 북한, 시리아, 이란,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상태다.
앞서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은 1968년 자국 군함 푸에블로호를 나포해 억류한 북한을 상대로 승조원 및 유족 171명에게 23억 달러(약 3조1843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에도 FSIA가 제소의 근거가 됐다.
또 미국 법원은 2018년 12월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북한이 5억113만 달러(약 6938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북한 측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미국과 해외에 흩어진 북한 자산에 소유권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배상액을 회수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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