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폭망' 바이든 교체론 거세…당내선 "트럼프 이길 유일 당원" 힘싣기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 등 당에 '바이든 사퇴 요구 진압해야' 촉구
TV토론 대처 방식 불만표출도…유권자 72%는 "바이든, 인지력 부족"
-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미국 대선 첫 TV토론에서 참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론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가 바이든을 옹호하고 나섰다.
로이터는 30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최고 지도부는 오는 11월 5일 예정인 미 대통령 선거에서 '더 젊은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에 맞서 당에 사퇴 요구를 진압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자신을 둘러싼 '고령 논란'을 부인해 왔는데, 지난달 27일 열린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이를 불식시키기는커녕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거나 답변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바이든은 29일부터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머물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측근들을 인용해, 바이든의 가족은 그가 대선을 완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가족 중 일부는 민주당 선거 캠프에서 TV토론을 준비한 방식에 분노를 표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잇따라 바이든의 사퇴 주장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바이든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민주당 의원 중 한 명인 라에엘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사퇴는) 절대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NBC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 "토론 결과는 안 좋을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내세운 것 중 자신과 자기 자신과 같은 부류 사람 외에 다른 누구를 위한 정책으로 눈에 띈 게 있느냐"라며 "나는 바이든과 함께 할 것이며, 그가 11월에 결승선을 통과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하원의장으로 거론되는 하킴 제프리스 하원의원은 MSCNBC에 출연, 바이든이 좌절을 겪었음 인정하면서도, "복귀를 위한 설정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사퇴 여론을 억누르려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의 대표적 측근인 델라웨어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ABC에 출연, 트럼프를 패배시키려면 바이든이 경선에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쿤스 의원은 "나는 그가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민주당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도 민주당 최고지도부와 기부자들은 당에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로 고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공개적인 지지 표명은 그의 능력에 우려를 표명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정치 평론가 등과 크게 대조됐다"라며 "선거일로부터 4개월가량이 남은 현재, 민주당은 바이든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한 그럴듯한 지원 계획을 수립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 라파에 워녹(조지아) 상원의원, 우세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도 공개적으로 바이든이 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은 CNN에 출연, "우리는 바이든을 가까이에서 접하는데, 그가 문제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헤지펀드인 자나 파트너스의 설립자 베린 로젠스타인이 고향인 뉴욕주 이스트햄튼에서 바이든을 위해 연 모금 행사에 예상보다 2배 이상인 200명 이상이 참석했다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기부자 일부도 바이든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27일 토론회 이후부터 33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금 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 따른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나는 좋은 밤을 보내지 못했지만, 유권자들은 전문가들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CBS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28%는 바이든 출마를 지지했고, 72%가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지난 2월에는 바이든이 출마해야 한다고 한 유권자가 37%였다.
민주당 유권자 중에서는 54%가 바이든이 출마해야 한다고 답했고, 46%는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전체 조사 대상 유권자의 27%만이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정신적, 인지적 건강을 갖추고 있다고 답했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72%에 달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50%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정신적, 인지적 건강을 갖추고 있다고 답했고, 49%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제이미 래스킨(메릴랜드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MSCNBC와의 인터뷰에서 "당 내에서 매우 정직하고 엄격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ryupd0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