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우크라 종전 해법…"러와 평화협상 안 하면 군사원조 중단"

트럼프 참모, 우크라 전쟁 대응 계획 싱크탱크 통해 발표

2020년 9월22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었던 키스 켈로그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일일 언론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중단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진으로부터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2021년 현직에 있던 키스 켈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과 프레드 플라이츠 전 NSC 비서실장이 최근 이 같은 계획을 '트럼프 싱크탱크'로 불리는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전략을 제안했으며 그가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 건 아니지만 의미 있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켈로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을 최대한 빨리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협상 테이블로 오지 않으면 미국의 지원은 씨가 마를 것'이라고 말했고, 러시아의 푸틴에게도 '테이블로 오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전장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줄 것'이라고도 말한다"며 양측을 모두 압박하는 전술을 제시했다.

이들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장기적으로 연기될 것'이라는 약속을 하면서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플라이츠는 우크라이나가 점령당한 영토를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넘겨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가까운 시일 내에 빼앗긴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을 것 같지는 않다며 "우리는 이 전쟁이 한 세대의 젊은이 전체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소모전이 됐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 궁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켈로그와 플라이츠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항구적인 안전 보장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무장이 그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로이터는 이 같은 제안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 데다 유럽 동맹국들과 공화당 내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켈로그와 플라이츠의 계획이 러시아를 우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니얼 프리드 전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는 "켈로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포기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4일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러시아 점령지에서 군대를 철수하면 즉시 휴전하고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며 당선 시 원조를 중단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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