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방문 직후 美국무부 차관보, 베트남 파견…"우리 관계 역대 최고"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22일(현지시간) 베트남에서 양국 간 신뢰는 "역대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회담을 가진 뒤 이틀 만에 현지를 찾아 미국과 베트남 간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한 가운데 미국과 베트남은 양국 관계를 최고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했다. 동맹국을 두지 않는 베트남이 한국과 인도, 러시아, 중국과 맺고 있는 것과 같은 외교 관계다.
미국은 중국의 존재감이 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우군 확보에 공을 들여왔고, 또한 '탈중국'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베트남에 주목했다. 그간 실용주의 외교를 추구하는 베트남은 자체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베트남과 전통적 협력국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하노이를 찾아 최소 12개의 계약을 맺으며 밀착 행보에 나서자 미국이 하노이에 고위급 관리를 보내며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면서 "어느 국가도 침략 전쟁을 고무시키는 플랫폼을 푸틴에게 제공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 같은 우려를 재차 언급했지만 자신이 베트남을 찾은 "주된 이유"는 푸틴 대통령의 방문 때문이 아니라 미국과 베트남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오직 베트남만이 자국 주권과 국익을 보호하는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면서 동시에 베트남과 베트남의 최대 수출국 미국의 경제 관계를 강조했다. 양국 무역액은 2023년 1110억 달러를 기록한 데 반해 베트남과 러시아의 무역 규모는 36억 달러에 그친다.
러시아는 냉전 시대부터 이어진 오랜 동맹국일 뿐 아니라 최대 무기 공급국이기 때문에 베트남에 중요한 국가이다. 또한 러시아 석유 탐사 기술은 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이 영유권 주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남중국해의 90%에 해당하는 해역에 U자 모양으로 '남해구단선'을 긋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이 점차 더 독단적 행동을 취하는 것이 이 지역과 세계에 "큰 우려"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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