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북·러협정 우려할 일…인·태지역 태세 강화"(종합)
미 국무부 "엄청나게 우려…한국·일본과 계속 협력"
미 국방부 "심각하게 보고 있어…동맹 계속 강화"
- 조소영 기자,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정지윤 기자 = 백악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동맹 수준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맺은 데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이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리(VOA)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협정 체결에 대해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믿는 모든 국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국가가 우려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불과 한 달 전 푸틴 대통령(러시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발표한 성명, 즉 양국이 사태(러시아-우크라 전쟁)의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을 촉구한 것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도 이러한 우려를 공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체결이 "놀랍지 않다"며 "우리는 수개월간 북·러 간 증대되는 군사협력 관계에 대해 논의해왔고 정보를 공개해왔다. 이번 합의는 러시아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신호"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미사일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에 접근하고 있고 이란으로부터 드론을 여전히 공급받고 있다"며 "러시아는 전 세계에 친구가 많지 않고 그나마 있는 친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세계 무대에서 완전히 고립돼 있다"며 "러시아는 다시 북한, 이란과 같은 국가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커비 보좌관은 그러면서 인도-태평양(인태) 지역에서 미군의 태세를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한·미·일 3국 공조, 필리핀과의 협력,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 '오커스'(AUKUS)를 언급하면서 "필요에 따라 인도-태평양 전역에 대한 우리의 태세를 계속 평가할 것이지만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 초기부터 이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는 한반도만이 아니라 역내 다른 지역의 어떤 위협과 도전에도 대응할 수 있는 최상의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전달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엄청나게 우려스럽다"며 이에 대응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동맹 강화에 힘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는 잠재적으로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며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 지역 동맹국인 한국, 일본 등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이날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함으로써 이번 협정 논란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환영의 입장을 표하면서도 "궁극적으로 한국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고 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또한 이날 "북·러 회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두 나라 간 협력 관계를 계속해서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 넓게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는 안보와 안정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동맹 관계를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동맹인 한국에 대해 "철통 같은 지지를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고 강조하는 한편 "그들(러시아)이 군수품을 얻기 위해 북한과 같은 나라로 가야 한다는 것은 러시아가 얼마나 고립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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