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나무 외교’ 성공, 바이든-시진핑-푸틴 모두 구애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에 이어 베트남을 방문한 가운데, 베트남이 '대나무 외교'로 스스로 몸값을 높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베트남을 직접 방문, 구애에 나서게 만드는 등 외교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대나무 외교는 베트남의 가장 고위 정치인이자 오랜 공산당 총서기인 응우옌푸쫑 총서기가 "외교는 대나무의 튼튼한 뿌리, 튼튼한 줄기, 유연한 가지와 같아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베트남 외교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대나무 외교는 한 마디로 중립 외교다. 베트남은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최근 미국과 관계를 개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존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베트남이 중립 외교를 추진,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9개월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 베트남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적으로 소외당했던 러시아 대통령을 품은 것이다.
이는 미국을 짜증 나게 했지만 관계를 붕괴시킬 가능성은 낮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베트남을 미국 편으로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노이를 방문해 양국 관계를 업그레이드했다.
베트남은 중국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양화하려는 서방 기업을 베트남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미국과 관계 업그레이드에 흔쾌히 응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공산당이 제조 허브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서방과 동맹을 맺는 것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66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 최대 무기 공급국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하노이에 잠수함 등 군사 장비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러시아는 냉전 이후 베트남의 긴밀한 파트너였다. 양국은 남중국해에서 석유와 가스에 대한 공동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문도 러시아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더욱 단단히 하기 위함이다.
베트남이 중립 외교 노선을 펼쳐 국익은 물론, 국제 사회에서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고 FT는 평가했다.
이는 한국의 외교와 크게 비교된다. 한국 윤석열 정부는 대미 일방주의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과 관계가 소원해져 중국 특수가 증발해, 경기 불황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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