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美 대선 이후 '내전' 대비…"가능성 낮지만 영향력 매우 커"

"미국 이념적 분열, 국가 내전으로 몰아넣어"

지난 3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좌측)과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 우측)이 앳킨슨 유세 집회에서 무대에 오르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초박빙 접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선 이후 미국이 내전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는 캐나다 정부의 예측이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캐나다가 정부 웹사이트 '폴리시 호라이즌 캐나다'(Policy Horizons Canada)에 올라온 문서에서 차후 준비해야 할 시나리오로 미국의 내전을 꼽았다며 캐나다가 미국의 내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전문가와 정부 관료 수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캐나다가 대비해야 할 '파괴적인 사건'을 발생 가능성, 발생 시기, 혼란의 정도 등 기준에 따라 분류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 문서에서 '있을 법하지 않지만 매우 영향력이 큰 사건'으로 세계 대전과 함께 미국 내전 발발을 예상했다. 문서는 "미국의 이념적 분열, 민주주의의 부식, 국내 불안 고조는 나라를 내전으로 몰아넣는다"고 짤막하게 표현했다.

미국 정책 전문지인 내셔널 인터레스트도 이 문서를 보도하며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어느 쪽도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위가 빠르게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을 볼 가능성이 있다"며 1·6 의사당 폭동을 언급했다.

폴리티코는 미국과 캐나다의 상황을 "당신의 집에서 끔찍한 폭력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이웃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이 불안해진다"고 비유했다.

폴리시 호라이즌 운영위원회 소속이자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인 존 맥아더는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나라의 혼란은 캐나다 미래를 전망하는 데 우려가 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동안 미국의 보호주의와 고립주의의 부상은 캐나다를 뒤흔들고 수십 년 된 경제 관계를 뒤흔들었다"고 짚었다.

또 맥아더 연구원은 미국 내전이 얼마나 가능성 있는지에 대해서는 "내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내전의 형태가 미국의 넓은 지역이 미군 기지를 공격한 뒤 분리·독립을 선언하는 방식이 아니라 폭탄 투척과 약탈, 납치 등이 장기간 이어지는 형식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체는 1970년 정점에 다다른 캐나다 퀘벡주(州) 분리주의 운동을 예시로 들었다.

매체는 "1960년대 퀘벡 분리주의 운동은 전면적인 내전은 아니었지만, 부분적 무장세력이 자행한 국가에 대한 지속적이고 폭력적인 공격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비슷한 일련의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추측이 아니다"라며 "텍사스나 캘리포니아 같은 일부 주는 이미 준국가단체"라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