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권자 10명 중 8명 "바이든 차남 유죄 평결, 투표 영향 없어"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입막음' 시도 트럼프 "영향 없다" 61% 보다 높아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주 방위군 기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 헌터 바이든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6.1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총기 불법 소지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유권자 10명 중 8명은 오는 11월 미 대선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는 지난 10~11일(현지시간) 입소스와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 67%는 마약 중독 이력을 숨기고 총기를 불법으로 구매해 유죄 평결을 받은 헌터 바이든의 재판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80%는 현직 대통령의 자녀가 처음으로 유죄를 받은 이번 평결이 11월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에게 투표하려는 경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지난달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유죄 평결에 대해서는 61%만이 자신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번 여론조사에 결과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 차남의 유죄 평결에 비해 트럼프의 유죄 평결에 대해 유권자들이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해석했다.

바이든과 트럼프 중 어느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 중에서는 5명 중 4명이 헌터의 유죄 평결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고, 5명 중 3명은 트럼프의 유죄 평결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16%는 헌터의 유죄 평결로 인해 아버지인 조 바이든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으며, 4%는 투표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유권자 약 24%는 트럼프의 유죄 평결로 인해 그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한 반면, 14%는 투표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미 전역 등록 유권자 9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포인트 수준이다.

스토미 대니얼스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오는 7월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투옥될 가능성이 있다. 헌터 바이든 사건은 선고 기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판사는 오는 11월 5일로 예정된 미 대선 선거일 약 한 달 전까지 선고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유권자 절반 이상인 57%는 헌터 바이든이 범죄 혐의로 유죄를 받으면 투옥되어야 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이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범죄로 인해 감옥에 가야 한다고 답한 46%보다 높은 수치다.

유권자 65%는 헌터 바이든이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트럼프의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답한 48%에 비해 높은 수치다.

헌터 바이든은 2018년 1월 델라웨어주 한 총기 상점에서 마약 중독 이력을 숨기고 총기를 불법으로 구매해 소지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배심원단은 지난 11일 불법 총기 소유와 관련한 3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중범죄에 해당하는 헌터의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최고 25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지만, 가중 요소를 저지르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1~2년 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ABC뉴스 인터뷰에서 차남 헌터가 총기 불법 소유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과 관련해 어떤 판결이 나오든 수용하겠다고 했고, 사면권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