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학생 자살률 높아지는데 '대학은 나 몰라라'[통신One]

팬데믹의 여파로 인한 정신 건강 악화가 제일 큰 원인
70% 이상이 자살 데이터 추적 안 해, 전문가 "정확한 데이터 필요" 강조

대학 당국에서 자실에 관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캐나다의 USask(사스카츄원유니버스티)에서는 자살 예방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2024.06.05/ (출처:USask 홈페이지)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최근 CBC 뉴스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대학의 70% 이상이 학생들의 자살이나 자살 시도를 추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해당 데이터가 없으면 문제가 얼마나 큰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CBC가 전국 주요 대학 52곳에 최근 5년 간의 자살과 자살 시도에 데이터를 요청한 결과 15곳의 대학이 자살 원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그중 6개 학교만이 실제 수치를 제공했다.

팬데믹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 가을, 워털루 대학교에 입학한 마린 드 프레이타스(Marien de Freitas)는 온라인 수업과 고립으로 인해 정신 건강 문제가 악화한 끝에 친구의 자살과 또 다른 자살 시도를 목격했다. 그러나 대학 측의 대응은 미미했다.

드 프레이타스는 "그 일이 일어난 후 실제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라고 C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대하지만, 학교는 시험 기간에도 몇몇 학생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 대학 캠퍼스에서 정신 건강과 자살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캐나다 학생회 연합과 캐나다 정신건강위원회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의 75%가 팬데믹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어린 학생들과 소외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

이사야 닐은 2019년 앨버타 대학에 입학한 첫해 성적에 어려움을 겪고 뇌진탕을 겪으면서 정신 건강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울증을 겪은 지 한 달쯤 지나자, 자살에 대한 생각이 들었고, 치료사를 만나서 몇 가지 조치를 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청소년 정신 건강 단체인 잭닷오르그(Jack.org)의 선임 연사로 활동 중인 닐은 "자살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는 그 사실조차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오타와 대학교의 재커리 카민 스키 교수는 "아는 것이 힘"이라고 강조하며, 정확한 데이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추적하지 않으면 조치를 할 수 없으며, 학교가 정신 건강 서비스의 효과를 더 잘 이해하고 새로운 자살 예방 도구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리 맥컬리프 교수는 대학이 학생들에게 엄청난 압력을 가하는 "독성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대학이 학생들의 정신 건강보다 성적과 성취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며, 이는 학생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살은 15~24세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고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사망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2018년부터 2022년 사이에 해당 연령대에서 2,500명 이상이 자살로 사망했다. 맥컬리프 교수는 대학이 이 문제를 논의할 때 종종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고 이는 책임을 두려워하거나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학생의 정신 건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상담 및 기타 서비스 수준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많은 대학이 학생 자살을 추적하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앨버타 대학의 경우 성명을 통해 2019년 이후로 자살 생각을 인지한 학생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자살을 포함한 학생 사망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드 프레이타스는 대학이 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이 학생들에게 "당신의 삶은 우리가 제공하는 학위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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