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中 겨냥 인·태 안보 강조…韓 핵잠 도입에는 "매우 어려울 것"(종합)
샹그릴라 대화서 미·중 국방 회담
"아시아 안전해야 미국도 안전"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對)중 견제 발언을 이어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연설에서 "유럽과 중동의 역사적 충돌에도 불구하고 인도-태평양은 여전히 우리의 최우선 작전 무대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가 안전해야 미국도 안전할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미국이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주둔해 온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우리가 공유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이 지역의 친구들과 함께 인도-태평양에서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스틴 장관은 최근 대만에 무력 압박을 가해 온 중국을 겨냥하는 발언도 내놨다. 그는 "강압이나 갈등이 아닌 대화를 통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필리핀을 언급하며 "필리핀이 직면한 괴롭힘은 위험하다"며 "미국과 필리핀 간 상호방위조약은 철통 같다. 중국과 필리핀 사이의 긴장을 악화시키지 않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 군사과학원의 차오 옌중 연구원은 오스틴 장관의 연설 이후 기자들에게 "미국을 주축으로 한 동맹의 극단적인 발전은 다른 나라들의 불안감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징젠펑 중국 연합참모부 부참모장(공군 중장)도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버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구축하려고 한다"며 "미국은 지역 평화와 안정에 가장 큰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오스틴 장관은 전날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의 회담에서도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등 중국이 역내에서 제기하는 위협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미중 국방장관 회담은 18개월 만에 열렸다. 중국이 대만을 둘러싸고 군사훈련을 한 지 일주일 만이다.
오스틴 장관과 둥 부장은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다. '샹그릴라 대화'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의 안보 사령탑이 총출동하는 안보 행사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미중 관계의 척도 역할을 해왔다.
한편 오스틴 장관은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연설 이후 '핵잠수함 확보를 위한 한국의 직접적인 요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지금 우리가 하는 일 외에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커스(AUKUS)와 적지 않은 노력을 했다"며 "우리는 호주와 그 길을 막 시작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과) 이런 계획을 시작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2021년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증진을 목적으로 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 '오커스'를 출범했다. 미국과 영국이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한 부분이 오커스 동맹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들은 오커스 체제 하에 8척의 핵 잠수함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넓혀온 중국을 겨냥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6~9대의 핵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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