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걸고 김정은과 협상할 가능성"
WP 칼럼니스트와 수미 테리 연구원 공동 기고문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를 걸고 김정은과 협상을 결정할 수도 있다"
맥스 부트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수미 테리 한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의 27일자 공동 기고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를 가정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새로운 도발을 감행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 위협을 되살릴 수 있다"라고도 내다봤다.
두 사람은 가자지구에서 우크라이나까지 암울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미일 삼각 공조가 그나마 밝은 측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선언은 대북 억지력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억지력까지 강화하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획기적인 순간이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주요 목표는 한국과 미국, 일본이 전략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파고들어 각 나라를 분열시키는 것"이라는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의 발언도 인용했다.
칼럼은 중국이 한미일 관계에 끼어들려는 책략이 최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드러났다면서 "과거에는 한국과 중국이 함께 일본을 의심했다면, 이번에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중국의 억압적 전략에 의혹을 제기하는 모양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일 3각 공조는 북한·중국·러시아의 3각 협력이 초래할 위협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게 이 칼럼의 주장이다.
다만 한미일 3국의 협력 체제는 아주 최근에 형성됐고, 각 나라의 지도부 변화에 따라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칼럼은 한미일 3국 정상들의 국내 지지율이 낮은 수치를 가리킨다는 점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총리는 모두 인기가 없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다면 미국의 동맹 체계에 심각한 차질을 생기고, 한미일 3국 관계도 예외가 아니라고 칼럼은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적인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라는 이유로 한미일 3각 공조에 반감을 가질 수 있으며, 관계 유지에 외교적 자산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칼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에 집착하고 있으며, 그가 한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7%를 방위비로 쓰며 이것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목표를 웃돈다는 점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칼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 이력을 언급하면서 "그가 한미일 3국 훈련에 자금을 지원할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부트 칼럼니스트와 테리 연구원은 "김 총비서가 기민하다면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꺼냈던 제안을 조금 더 솔깃하게 다듬어서 트럼프 재집권 시 재활용할 수 있다"며 "당시 트럼프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강경파에 둘러싸여 북한의 제안을 거부했지만, 지금 트럼프를 부적격자로 평가하는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를 감수하고서라도 김정은과 협상을 할 수도 있고, 김정은이 새로운 도발을 감행하면 '화염과 분노'의 위협을 되살릴 수도 있다. 트럼프는 예측 불가능하다"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 기시다 총리의 후계자들이 중대한 외교적 성과인 (한미일 삼각 공조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며 "세 명은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당장 시급히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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