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침묵 셀럽 차단"…미국 '블록아웃 2024' 운동 확산
대학가 반전 시위 이어 연예계로까지 불똥 튄 가자전쟁
'디지털 단두대'…"조회수, 좋아요, 댓글, 돈 빼앗아야"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의 불똥이 미국 대학가 반전 시위에 이어 미(美) 연예계로까지 튀었다.
13일(현지시간) NBC 방송,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소셜미디어(SNS) 이용자들은 가자지구 참상에 침묵하는 유명인들의 SNS 계정 차단을 촉구하는 캠페인 '블록아웃(Block Out·차단) 2024'를 전개하고 있다.
최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셀레나 고메즈, 드레이크, 저스틴 비버와 같은 팝스타들, 배우 젠데이아, 리얼리티 TV쇼로 잘 알려져 있는 카다시안 가족 등이 '차단 표적'으로 이름이 올랐다.
SNS 분석 업체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킴 카다시안은 최근 며칠 동안 수십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잃었고 스위프트 또한 팔로워 수가 20만 명 이상 감소했다. NBC는 "수백 명의 유명인들이 SNS 사용자들로부터 '디지털 단두대'에 섰다"고 묘사했다.
이번 사태는 친(親)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이 '스타들이 가자지구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쟁의 휴전에 동참해야 한다'는 촉구의 글을 쏟아내는 상황 속에서 패션계 행사 '멧 갈라' 개최 시기와 이스라엘의 라파(가자지구 최남단 도시)에 대한 군사공격 계획이 발표된 시점이 맞물리면서 커졌다.
특히 유명 모델 겸 SNS 제작자 헤일리 칼릴이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말을 립싱크한 동영상을 올린 게 기폭제로 작용했다. 이 말은 '귀족들의 가난한 사람에 대한 냉담한 무시'를 상징하는데, 실제로는 가짜뉴스이나 통상적으로는 루이 16세의 왕비였다가 프랑스 대혁명 때 참수된 마리 앙투아네트가 언급했다고 알려져 있다.
'블록아웃 2024' 운동을 시작한 SNS 제작자 '레이디프롬더아웃사이드'는 "이제 사람들이 디지털 단두대, 디지틴(digitine)이라고 부르고 싶은 것을 실행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사용하지 않는 유명인, 인플루언서, 부유한 사교계 인사들을 모두 차단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준 플랫폼, 조회수, 좋아요, 댓글, 돈을 빼앗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3월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와 감독들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반대하는 '빨간색 핀'을 작용하며 정치적 견해를 표명했으나 멧 갈라는 '다른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만 "가자지구 분쟁의 민감한 성격으로 많은 스타들이 (어느 편에 가까운지 등을 두고) 위험에 처해있기도 하다"며 "유명인들은 그래서 이런 일에 대응하는 대신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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