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최강 태양 폭풍' 경보 발령…"인공위성 등 이상 유발"
미 우주기상예측센터, 최고 등급 G5 경보 발령
정전 등 대비 알림 속 "장관의 오로라 관측 가능"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2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The most powerful solar storm)'이 지구를 강타했다. 이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선명한 오로라가 관측되는 한편 인공위성과 전력망 등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관련 기관들에는 대비 조치가 통보됐다.
10일(현지시간) 미(美) CNN 방송,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이날 저녁을 기해 'G5 등급'으로 지자기(Geomagnetic) 폭풍 경보를 격상했다. 전날(9일) G4 등급에서 한 단계 경보 등급을 올린 것이다. 지자기 폭풍 등급은 G1~G5까지로 분류되며 G5가 최고 등급이다.
G5 등급이 발령된 것은 200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당시 태양 폭풍 영향으로 스웨덴에서는 정전이 발생하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변압기들이 손상된 바 있다. 역대 최대 지자기 폭풍은 1859년 9월 '캐링턴 사건'으로 북미와 유럽의 전신망이 두절되고 화재가 발생해 엄청난 혼란이 일어났었다.
태양 표면의 자기장이 붙잡고 있던 태양 물질이 바깥으로 급격히 분출되는 현상인 코로나 대량 방출(CME)은 이번 태양 관측에서 최소 7차례 포착됐으며, 오는 12일까지 관련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 물질 방출 시, 지구 자기장이 교란돼 인공위성 장애 등이 일어날 수 있다.
SWPC는 "지자기 폭풍은 지구 근접 궤도와 지구 표면의 인프라에 영향을 미쳐 통신, 전력망, 내비게이션, 라디오 및 위성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CNN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통신은 고주파 대역과는 다른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번 폭풍의 직접적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휴대전화의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은 순수한 GPS와 셀룰러 기지국(전화·라디오 같은 무선 통신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자 통신 장비와 안테나를 설치하는 장소) 기반의 위치 추적을 혼합해 사용하기 때문에 GPS 신호가 중단되더라도 휴대전화 사용자는 대략적인 위치를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들은 사람들이 손전등과 여분의 배터리, 라디오를 준비하는 등 정전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자기 폭풍으로 오로라 관측도 가능해졌는데, NOAA는 미국에서는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남부 앨라배마까지 관측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로라는 태양풍과 지구의 자력이 충돌해 발생하는 일종의 방전 현상이다. AFP는 현재 북유럽과 일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소셜미디어(SNS)에 '오로라 사진'을 게시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고 전했다.
매튜 오웬스 레딩대학교 우주물리학 교수는 AFP에 "오로라의 영향은 주로 지구 북위와 남위에서 느껴지겠지만 얼마나 멀리 퍼질지는 폭풍의 최종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이번 밤에 오로라를 본다면 꽤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일식 안경을 가지고 있다면 낮에도 태양 흑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