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IT·유펜에 경찰 출동…'친팔' 시위대 수십명 체포
천막 농성장 철거하고 시위대 소지품 폐기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가자전쟁에 반대하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미국 대학가에 들불처럼 번진 가운데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펜실베이니아대(유펜)에도 경찰이 출동해 총 43명을 체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오전 진압 장비를 착용한 필라델피아 경찰이 유펜 교내에 진입해 천막 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하고 학생들을 연행했다. 이날 유펜에서 체포된 학생은 33명인 것으로 학교 측은 집계했다.
비슷한 시각 보스턴 인근 MIT에서도 진압 경찰이 천막 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하고 최소 10명의 학생을 연행했다. 두 대학의 천막 농성장에 남겨졌던 학생들의 소지품은 경찰이 수거해 일괄적으로 폐기했다.
미국 대학가에선 지난달부터 뉴욕 컬럼비아대를 필두로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내 잔디밭에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하며 학교 측에 이스라엘과 관련된 각종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시위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전날(9일) 컬럼비아대 산하 유니온 신학교는 성명을 내고 학교 이사회가 학생들의 요구를 수락해 가자 전쟁과 관련된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주 소재 에버그린주립대는 지난 2일 비슷한 내용의 양해각서를 시위대와 체결했다.
그러나 교내 점거 농성이 장기화되는 데다 친이스라엘 성향의 학생들과 충돌하는 사태도 심심치 않게 빚어지면서 대학이 경찰의 개입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래리 제임슨 유펜 임시총장은 이번 주 초 성명을 통해 "야영지가 존재하는 한 캠퍼스는 안전하지 않다"며 자진 해산을 권고했다. 그러나 시위대가 이를 거부하자 이날 공권력을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도 성명을 내고 공권력 투입 이유에 대해 "시위가 평화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다"며 "커뮤니티 전반에 대한 비용이 상승해 점점 더 견딜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았다"고 밝혔다.
대학들은 특히 이달 예정된 졸업식을 앞두고 강경 대응에 돌입했다. 시위 본진인 컬럼비아대에 설치됐던 천막들은 지난 1일 건물 점거 사태를 계기로 경찰에 의해 모두 철거됐다. 비영리 뉴스기관 더어필은 지금까지 39개 주(州)에서 시위대 26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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