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가 친팔시위로 주말에도 '들썩'…유럽으로도 '일파만파'

미 버지니아대 최소 25명 체포…미시간대 졸업식서 작은 소란
프랑스·독일·아일랜드·스위스 등으로 번져…강제 철수 있기도

30일(현지시간) 늦은 밤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 내 텐트촌을 만들고 장기 농성 중이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체포해 버스로 이송시키고 있다. 2024.05.01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주말에도 미국 대학가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로 들썩였다. 공권력이 투입돼 일부 시위대 인원이 경찰에 체포되는가 하면, 학교 졸업식에서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시위가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와 같은 유럽국가 대학들로도 일파만파 번지면서 각국의 긴장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미(美)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최소 25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체포하고 야영지(시위 텐트)를 정리했다. 관련 영상에서 경찰은 장비를 갖춰 입고 화학 스프레이 등을 뿌려 시위대를 진압했다. 체포된 사람들 중 몇 명이 버지니아 대학교 학생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버지니아 대학교 총장은 "대학과 관련이 없는 개인이 캠퍼스 시위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AIC·시카고 예술대학)에서도 같은 날 건물 불법 점거에 따라 경찰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체포됐다. 미시간 대학교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로 인해 졸업식에 잠시 소란이 있기도 했다. 관련 소셜미디어(SNS) 영상에 따르면 수십 명의 학생들은 이날 케피예(아랍 전통 스카프이자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상징)를 쓰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미시간 스타디움 중앙 통로를 걸어갔다. 수천 명의 관중들은 이런 시위대를 향해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보냈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린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서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4.30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시위는 이제 미국에만 국한하지 않고 유럽 등으로 빠르게 번지는 모양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3일) 프랑스 명문 대학 시앙스포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고 이 과정에서 91명을 체포했다. 한편 인근 소르본대학 밖에서는 프랑스 유대인 학생 연합이 같은 날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전쟁을 다루는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기도 했다.

3일 독일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HU), 뮌헨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LMU)에서도 농성이 벌어졌다. 독일 언론 쥐트도이체차이퉁 등에 따르면 각각 300명, 100명 가량이 모인 이번 시위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를 비롯해 '컬럼비아에서 뮌헨까지'와 같은 캠퍼스 시위 연대 구호도 나왔다.

특히 시위대의 시위 장소를 두고 실랑이가 있었던 가운데 경찰은 시위대가 다른 장소로 이동하길 거부하자, 강제 철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베를린은 미국이나 프랑스에서와 같은 시위를 보고 싶지 않다"며 시위대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아일랜드의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대학교 학생들은 3일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로 시위를 묘사하며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스위스에서도 지난 2일부터 약 100명의 학생들이 로잔 대학교 건물 입구를 점거하고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캐나다 몬트리올, 오타와, 토론토, 밴쿠버 등의 학생들이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3일 호주 시드니 대학교에서 학생들은 친팔레스타인 구호를 외치고 깃발을 흔들었다.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교(UNAM) 학생들 수십 명은 2일 '자유 팔레스타인', '강에서 바다까지'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