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국 우크라 예산안 통과로 사망자 늘어날 것"
우크라 대통령 "푸틴 반드시 패배하는 전쟁"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을 지원하는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2년 넘게 침공 중인 러시아는 강력 반발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역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결정을 내린 민주·공화 양당과 특별히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법안에 대해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고 수천, 수만 명의 생명을 구하며 양국이 더 강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게재한 영상에선 "최전선에 있는 우리 군인들이 체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미국의 리더십을 칭찬하며 "우리는 미국의 지원을 통해 이 전쟁을 정의롭게 종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거론하며 "푸틴이 반드시 패배해야 하는 전쟁"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608억 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가결했다.
법안에 따라 △미국의 무기·비축물자·시설을 보충하는 데 230억 달러 △유럽 주둔 미군 작전에 110억 달러 △우크라이나군 첨단 무기 시스템과 방위 장비 구입에 140억 달러가 배정됐다. 또한 미국 은행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약 60억 달러)도 우크라이나에 이전할 수 있게 됐다.
같은 날 하원 본회의에선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과 함께 이스라엘과 대만을 지원하는 법안도 표결을 통과했다. 총 3건의 대외 안보 지원 법안(총 953억 달러·약 131조)은 나란히 상원에 회부됐다. 상원 표결은 이르면 23일 진행될 전망이다.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전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대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조치로 대응하겠다며 이번 법안으로 "미국은 더 부유해지지만 우크라이나는 더욱 파멸하게 되고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살해당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이어 러시아 동결 자산의 우크라이나 이전은 사유 재산을 인정하는 미국의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같은 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 미국의 대외 안보 지원 법안들이 "전 세계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며 이스라엘로선 곧바로 확전으로 가는 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권에 대한 군사 지원은 테러 활동에 대한 직접적인 후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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