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15전투기 50대 이스라엘 판매…가자전쟁 이후 최대"
"2일 의회 승인 요청…2023년 이스라엘 인도 요청"
"갈란트 국방장관 방미때 재차 요구…미 정부-하원 물밑 교섭도"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F-15 전투기 최대 50대를 이스라엘에 판매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미국 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80억달러(약 24조원) 상당의 이스라엘 무기 이전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 중 한명은 2023년 1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로부터 이와 관련한 공식 요청을 받은 이래 자국 항공·방산업체 보잉이 제작하는 25대의 F-15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판매 대수는 최대 50대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F-15 운용을 위한 조종사 훈련 및 최대 20년까지 전투기 유지·보수를 보장하는 내용이 이번 무기 이전 계획에 포함됐다고 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오는 2일 바이든 대통령이 미 의회에 무기 이전 승인을 요청하고 미 의회로부터 승인을 즉각 받게 된다면 F-15가 가장 빨리 인도되는 시기는 2029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CNN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전쟁 시작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가운데 이번 건이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지난주 미 워싱턴을 방문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차례로 만나 신속한 F-15 인도를 요청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로 갈란트 장관은 당시 취재진과 만나 이스라엘군이 제공권을 장악해 역내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에 대한 보복으로 6개월 가까이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을 강행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9일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과 시리아 일대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이에 이란과의 전운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은 이미 막강한 공군 전투력을 한층 더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F-15 이전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F-15 이스라엘 이전을 위한 바이든 행정부와 미 의회간 물밑 교섭도 이미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맥카울 미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측은 지난 1월 30일 주요 무기 이전을 승인하는 의회 사무소로부터 이스라엘 무기 이전에 대한 통보를 받은 뒤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F-15 건에 대한 양측의 심의가 이미 이뤄졌다"면서 "무기 이전에 필요한 4개 사무소 중 일부는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이는 일종의 비공식 검토 절차로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과 공화당 측 위원장은 행정부의 공식 승인 요청 전에도 군사무기 판매 계약을 미리 심사할 수 있다.
미국법상 주요 군사무기를 해외에 판매할 경우 행정부는 사전에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의회는 인권 침해나 국제법 위반 등의 우려 사항을 이유로 반대 결의안을 채택할 수 있지만,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 무력화되기 때문에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 실제로 지금까지 미 의회에서 무기 이전 반대 결의안이 통과된 적은 없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피란민들이 집결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를 상대로 지난 2월부로 진격을 거듭 예고하면서 인명피해를 우려한 바이든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데다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이 갈수록 높아진 상황이라 의회에서 거센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판매는 지난 2월 상원을 통과한 뒤 하원에 계류 중인 이스라엘·우크라이나·대만 군사 지원을 위한 950억 달러(약 128조원) 상당의 긴급 재정지출 예산안과는 별개로 추진됐다.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