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고’ 있는 캐나다 TIP 문화[통신One]

오래된 ‘관습이 악습으로 변할까? 우려의 목소리도
인플레이션으로 TIP에 대한 부담 늘어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한 식당.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는 팁을 주고받는 문화가 보편화된 국가 중 하나이다. 따라서 캐나다를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팁을 지불해야 할 상황에 처하면 얼마나, 어떻게, 왜 팁을 줘야하는지 당황할 수 있다.

캐나다의 팁 문화는 서양 국가에서 시작되었으며,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기에 증가한 이민자들과 함께 확산되었다. 이러한 문화는 서비스를 제공한 종업원에 대한 보상과 감사의 표시로 지불했고, 종업원의 주요 소득원 중 하나가 되었다.

캐나다에서는 팁 만족도를 반영하는 것보다는 관습적인 실천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레스토랑, 음식 배달, 바, 호텔, 미용실 및 택시와 같은 개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의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서비스를 마치고 나서 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는 식사 비용의 일정 비율(15~18%)을 팁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이며, 호텔에서는 숙박 서비스를 받은 경우 객실 요금에 일정 비율의 팁을 추가하여 지불한다. 바에서는 음료 주문에 대한 팁을 제공하고, 택시에서는 이동 거리나 서비스 질에 따라 팁을 지불한다.

팁을 주는 기준은 누군가가 개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 서비스가 끝날 때 팁을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의 일에 대한 감명을 받았는지와 관계없이 해당된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서비스에 매우 만족할 때만 팁을 주는 경우가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서비스에 만족을 하지 못해 팁을 주지 않았다면 무례한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다.

캐나다의 팁 문화는 조금씩 변화되기도 했는데 이는 최저임금 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레스토랑 업주들은 최저임금에 따라 종업원에게 2배 가량의 임금을 지급해야 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업주들이 법적 최저임금을 낮추는 대신 팁 문화를 도입하여 일일 팁을 종업원들에게 나누는 정책을 채택했다. 따라서 팁은 종업원들의 권리이자 서비스 마인드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로서 존재한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팁 문화는 더욱 확산되었고 팁의 규모는 서비스 가격의 20%에 이를 정도로 상승했다. 심지어 주유소나 잡화점, 주류 판매점과 같이 팁을 받지 않던 업종들에서도 팁을 기다리는 경우가 생겼다.

그리고 전자 결제 단말기의 미리 프로그래밍 된 팁 금액이 고객들에게 더 많은 팁을 유도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는 단말기에 미리 프로그램밍 된 백분율이 있기 때문에 고객이 자체적으로 팁 금액을 선택하기 어려워졌다. 테이크아웃의 경우 최대 30%까지 팁을 부과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팁은 서비스 업종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BC 주민들은 연간 150억 달러의 식당 및 주점 방문을 통해 25억 달러의 팁을 지불하고 있다.

최근에는 팁 문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메뉴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은 더 많은 팁을 지불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는 최근 몇 년간 팁의 평균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팁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기술 및 결제 서비스 회사인 스퀘어의 데이터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팁의 평균 금액이 2019년부터 2023년의 기간 동안 16%에서 20%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팁 문화에 대한 개선책으로 빅토리아 대학교 경영학과의 사이몬 펙 부교수는 식당이 적절한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면 고객들이 따로 팁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고객들이 팁을 지불하는 것보다는 직원에 대한 적절한 임금 지급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팁 수거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해 5월에 발표된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지에서 미래의 팁 문화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팁 수거에 대해 정부 차원의 관련 규정이 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앵거스 레이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캐나다인의 59%가 직원에게 모든 것을 포괄하여 더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 팁을 주지 않는 모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팁 문화는 역사적인 흐름과 현대적인 사회 변화에 따라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캐나다 사회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다양한 시각과 논의를 통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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