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재판 임박했지만 타격감 제로?…트럼프 "더 유명해질 것"

항소 공탁금 삭감 성공했지만 4월15일부터 재판 늦추지 못해
트럼프 "이것은 마녀사냥"…유죄 평결 나면 대선가도 악영향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시니어 클럽 챔피언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03.2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성 추문 입막음 사건' 재판 개시일이 오는 4월 15일(현지시간)로 확정됨으로써 대선 전까지 이 사건으로 트럼프의 이름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거나 최악의 경우 유죄 평결을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로 인해 자신이 더욱 유명해질 수 있다고 자랑했다.

트럼프에게 운명의 날이었던 25일, 그는 여전히 운 좋은 사나이였다. 로이터통신 및 미 외신들에 따르면 5억 달러에 가까웠던 트럼프의 '항소 공탁금'이 1억7500만 달러(약 2350억 원)로 삭감됐다. 게다가 이날 트럼프 소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이 우회 상장에 성공, 주가가 35% 이상 폭등해 자금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최대한 늦추길 원했던 성 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재판 개시일을 미루진 못했다. 그는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스타인 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의 입막음 돈을 건네고 사업 기록을 위조한 혐의로 형사 사건에 기소됐다.

이날 트럼프 측 변호인들은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가족의 당혹감을 덜어주기 위해 돈을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당초 이날 시작 예정이었던 재판을 최소 90일 연기하려고 했으나, 후안 머천 판사는 '4월 15일부터 배심원 선정을 시작하라'고 명령했다.

판사의 명령 후 트럼프는 이 사건이 자신의 선거운동을 강화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인근 자신의 부동산 중 한 곳에서 기자들에게 "사람들이 그것이 사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를 더 유명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 추문 입막음 사건에 관한 법정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에게 "이것은 마녀사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 적어도 한 건의 사건이나 평결이 나온다면 이 성 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형사 사건들, 즉 연방 선거 결과를 전복하려 시도한 사건은 대법원 검토를 기다리는 동안 보류되었으며, 조지아의 또 다른 선거 전복 사건은 검사와 다른 변호사와의 연애 관계가 이해 상충을 초래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인해 몇 달 동안 지연되었다. 연방 문서 유출 사건도 트럼프 변호사들이 재판을 지연하려는 시도로 각종 딴지를 걸어 지연되었다.

입막음 재판은 트럼프에게 많은 정치 후보자가 원하는 자리인 신문 헤드라인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입막음 재판 과정과 그 결과가 트럼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만약 유죄 평결이 나면 그의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보았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비규범적 행동에 익숙하지만, 유죄 판단이 내려지면 선거를 결정하는 중도층을 설득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본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성향 응답자 25%와 무당파 응답자의 50%는 배심원이 트럼프에게 중범죄로 유죄 평결을 내릴 경우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1년 전 입막음 혐의가 제기됐을 때 집결했지만 전략가들은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보았다. 지금까지 재선에 출마한 사람은 물론, 다른 어떤 전직 미국 대통령도 형사 고발을 당한 적이 없다.

다만 일부 전략가는 생각만큼 법적인 문제들이 트럼프 선거 운동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공화당 전략가인 브라이언 달링은 "오늘 법원의 조치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트럼프 캠페인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트럼프는 선거 운동에서 크게 벗어났음에도 언론의 기술에 숙달해 지난 몇 달 동안 뉴스를 지배해왔다"고 밝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