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유 트루스 소셜 SPAC 주가 18%↑ 이유 알고 보니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재산 부풀리기 사기 혐의 재판 항소심을 위한 4억5400만달러(약 6044억 원) 공탁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지분 60%를 보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 상장이 돌파구가 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검찰은 트럼프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마감일까지 공탁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뉴욕 부동산은 물론 골프장까지 압류할 계획이다.
트럼프가 재산상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 이 같은 위기에서 탈출할 동아줄이 바로 트루스 소셜이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은 트럼프가 설립한 트루스 소셜의 모기업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을 인수하기 위해 22일 주주 투표를 실시한다.
DWAC는 이미 뉴욕증시에 상장된 만큼 인수안이 통과되면 TMTG는 이르면 25일부터 주식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이 소식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DWAC 주가는 20일 하루에만 18% 폭등했다.
현 주가가 유지되면 트루스 소셜 기업가치는 60억달러에 이르고,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 지분 가치는 35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주식 담보대출을 통해 공탁금(4억5400만달러)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 트루스 소셜 사용자는 "나는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에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DWAC의 주식을 조금씩 여러 번 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나도 DWAC의 주식을 샀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해프닝은 2021년 초 저금리 시대를 맞아 개미(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같은 '듣보잡' 회사의 주식을 대거 사들여 주가가 급등하게 했던 밈주식(유행성 주식) 열풍을 연상시킨다.
이번에는 정치색이 유독 강한 점만 다를 뿐이다.
합병을 승인하기 위한 주주 투표는 22일로 예정돼 있다. 승인이 나면 TMTG는 DWAC를 대체할 수 있다.
새로운 티커(주식에 부여되는 종목 코드)는 트럼프의 이니셜을 딴 DJT가 될 전망이다.
트루스 소셜은 사실 엉망진창인 회사다. 이 회사가 증권거래소에 신고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첫 9개월 동안 약 34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같은 기간 약 49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주식 가치와 상관 없이 ‘묻지마 투자’를 하고 있다. 이쯤 되면 주식 투자가 아니라 정치 헌금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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