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부자 증세 골자 7.3조 달러 예산안 제출…'대선 표심' 겨냥

10년간 약 6400조 원 세금 더 걷어…공화당은 반발
국방 예산 1% 증가…'동맹국 안보 강화'에 13조 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현지시간) 뉴햄프셔주 고프스타운을 방문해 가정의 비용 절감과 관련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 3. 1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 7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연두교서)을 통해 밝힌 '부자 증세'를 구체화한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예산안을 의회에 냈다.

11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총 7조3000억 달러(약 9600조 원)의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에는 현행 15%였던 대기업들의 법인세 최저 세율을 21%로 상향하고, 1억 달러(약 1311억 원) 이상 소득이 있는 부유층에게는 소득세 최저세율을 25%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렇게 되면 향후 10년간 4조9000억 달러(약 6425조 원)의 세금을 더 걷게 되고, 재정 적자는 3조 달러(약 3933조 원)를 줄이게 되는 것으로 전망된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재정적자 감소는 부유한 개인과 대기업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도록 함으로써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AFP 통신은 "이번 예산안의 많은 정책은 민주당 지지층에는 인기가 있지만 공화당과 무소속 의원 등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있어, 현 행정부가 직면한 과제가 강조된다"고 전했다. 의회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하원 다수당을 점하고 있는 공화당 측은 '감세 추진'에 방점을 두고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을 포함한 공화당 지도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예산안은 무분별한 지출에 대한 현 행정부의 만족할 줄 모르는 욕구와 민주당의 재정적 책임에 대한 무시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공화당의 이러한 반발을 짐작했을 것인 만큼 결과적으로 이번 예산안은 당장의 계획 실현에 방점을 뒀다기보다는 오는 11월 대선을 바라봤다는 풀이가 나온다. 중산층 및 그 이하 전통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더 힐(미 정치전문매체)에 따르면 이외에도 국방 예산이 지난해보다 1% 증가해 8952억 달러(약 1176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국방비 중 가장 많은 금액이지만,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무기 재고를 신속히 보충하기에는 너무 작은 폭이라고 더 힐은 지적했다.

예산안에는 군인 봉급 4.5% 인상을 비롯해 인도-태평양에서의 미국과 동맹국 안보 강화(주둔)에 약 100억 달러(약 13조 원), 병력 준비태세 유지에 1470억 달러(약 193조 원) 등도 포함됐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