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 약국 체인' CVS·월그린스, 이달부터 먹는 낙태약 판매 개시

낙태 합법화 州내 매장 중심으로 경구용 낙태약 미페프리스톤 판매

CVSPhoto by MANDEL NGAN / AFP)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인 CVS와 월그린스가 3월부터 '먹는 낙태약' 판매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CVS와 월그린스는 낙태를 합법화하는 주(州)내 매장을 중심으로 이번 달부터 경구용 낙태약 '미페프리스톤'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월그린스는 미페프리스톤 판매를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 절차를 완료했으며, 일주일 내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월그린스는 "환자와 의료진, 팀원들의 품질과 안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지역에서 단계적 도입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미페프리스톤 판매를 개시할 것이라는 게 월그린스 측의 설명이다.

CVS는 "의약품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업체 및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아직 우리의 약국에서 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 몇 주 안에 매사추세츠와 로드아일랜드에서 처방약을 제공하기 시작할 것이며, 법으로 허용하는 추가 주들에 순차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FDA는 지난해 1월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위험 프로토콜을 수정해 FDA의 요구사항을 준수하는 한 처방전이 있는 환자에게 소매 약국에서 이 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먹는 임신중절약으로 알려진 미페프리스톤은 미 FDA가 2000년 사용을 허가한 약물이다.

CVS와 월그린스의 먹는 낙태약 판매는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2022년 6월 여성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하는 근거였던 '로 대(對) 웨이드' 판례를 폐기한 이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해 왔던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 공화당과 보수단체들은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낙태를 주와 국가 차원에서 더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일부 보수성향 단체들은 지난 2022년 FDA가 미페프리스톤의 사용을 처음 승인했을 때와 이후 유통 제한 등을 완화할 때 위험성을 적절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며 FD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은 현재 먹는 낙태약 판매 문제와 관련한 검토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앞서 지난해 4월 보수 성향의 매슈 캑스머릭 텍사스주 애머릴로 연방법원 판사는 FDA가 2000년 미페프리스톤에 대해 내린 사용 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반면 같은 날 진보 성향 토머스 라이스 워싱턴주 스포캔 연방법원 판사는 FDA가 미페프리스톤 사용 승인을 변경하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낙태 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두 약국 체인의 결정에 대해 낙태약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주요 소매 약국 체인이 낙태약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 인증을 받은 만큼 많은 여성들은 곧 다른 약과 마찬가지로 지역 인증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저는 이 선택권을 추구하려는 모든 약국이 인증을 받도록 권장한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