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지에 '아랍계 민심' 바이든에 등 돌리나…미시간 경선 주목

민주 전통 지지층…지난 대선서 15만 표 차로 트럼프 이겨
'이스라엘 손만 들어줘' 불만…'지지후보 없음' 표기 운동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2024.02.2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27일(현지시간) 모두 대선 본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미시간주(州) 경선에 돌입하는 가운데 민주당의 경우, 이번 경선이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 대한 '아랍계 민심'을 살필 수 있는 '가늠자 경선'이 될 것으로 보고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시간주는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네바다주 등 대선 승자를 결정할 총 7개의 경합주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중 네바다주는 지난 6일 경선이 종료됐고 이날부터 나머지 6개 주의 경선이 진행된다.

양당 모두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사실상 본선 후보가 확정된 상황 속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특히 미시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의 표심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했던 2020년 대선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근소한' 15만 표 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이에 앞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경쟁했을 때, 미시간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만여 표를 더 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해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미시간주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아랍계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시간주는 대표적으로 아랍계 미국인 비율이 높은 곳으로, 2020년 인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미시간주 전역에 중동 또는 북아프리카 혈통을 가진 주민은 전체 인구의 약 3% 정도를 차지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시간주에는 약 20만 명의 무슬림 유권자들이 등록돼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하퍼 우즈의 레스토랑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 참석해 후원자들과 셀피를 찍고 있다. 2024.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런데 이들은 최근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후, 바이든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의 손만 들어주고 있다는 불만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 때문에 미시간에서는 '미시간의 말을 들어라'(Listen to Michigan)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저항의 표시로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표를 주지 말고, 투표용지에 '지지후보 없음'(uncommitted)에 표기하자는 것이다.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이 우려하는 지점이 이 지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따라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서 벗어난 시도를 해보기도 했지만, 이스라엘 지지자들은 물론 아랍계 미국인 등의 마음도 잡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가뜩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밀리고 있는 상황 속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은 전통적 지지층이 흔들리는 상황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한편 공화당의 경우, 미시간주 경선이 3월 2일에야 완전히 정리된다.

AFP는 "양당은 화요일(27일)에 투표를 실시하지만, 공화당은 나흘 후 주 13개 의회 지역구에서 코커스(당원대회) 방식의 모임을 통해 경선을 마무리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