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오디세우스 직립해 데이터 전송중"…나사 항법장치가 살려냈다
연착륙 성공 판정으로 기우는 분위기
자체 항법장치 말썽에 나사제품 대체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달 궤도를 돌던 미국 무인 달탐사선 오디세우스(Odysseus)가 23일 하강해 민간으로선 처음으로 달 표면에 착륙한 가운데 동체가 뒤집히지 않고 똑바로 직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착륙 성공 판정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나사의 자동항법장치가 성공의 숨은 공신으로 부상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오디세우스를 제작한 미 항공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오디세우스가 똑바로 서서 데이터를 송신하고 있다"면서 "달 표면에 있는 오디세우스가 보낸 이미지를 다운로드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디세우스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8시23분쯤 달 남극 인근 말라퍼트 A 분화구에 착륙했지만 신호가 미약해 동체가 온전한지 여부 등이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호 송수신이 늦어지면서 앞서 착륙 성공 사실도 예정 시간보다 15분가량 늦게 발표됐다.
그럼에도 오디세우스의 직립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달 착륙선 슬림(SLIM)과 같은 전철은 밟지 않게 됐다. 지난달 20일 달에 착륙한 슬림은 오차범위 100m 이내 핀포인트에 도달했지만, 서쪽으로 뒤집힌 채 착지하는 바람에 태양광 패널이 정상 작동되지 않았다.
오디세우스 역시 태양광 패널로 동력을 얻기 때문에 기립 여부는 연착륙 성공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였다. 달에는 낙하산을 지탱할 대기가 없어 오직 엔진 제어만으로 시속 하강 속도와 착륙선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달과 충돌하게 된다.
오디세우스는 착륙 직후 외부에 카메라를 쏘아 올려 동체 상태를 촬영하기로 했다. 따라서 오디세우스의 동체가 온전한지 여부는 지상 관제소가 관련 사진을 수신하는 대로 좀더 명확히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오디세우스는 이날 나사의 자동항법장치 'NDL'에 신세를 졌다. 나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NDL은 레이저를 사용해 착륙선과 달 표면과의 거리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한다. 이날 달 궤도에서 하강을 시작하기 전 오디세우스의 자체 자동항법장치에 문제가 생겼는데 나사 NDL로 대체하면서 파행을 막을 수 있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날 생중계에서 "오늘, 반세기여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달에 돌아왔다. 나사의 민간 파트너십의 힘과 가능성을 보여준 날"이라면서 "위대하고 대담한 임무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밝혔다.
오디세우스는 나사의 달-화성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와 연계된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의 일환으로 발사됐다. 나사는 2026년 유인 달 탐사에 사용할 장비 배송 업무를 맡기고자 인튜이티브 머신스에 총 1억180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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