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 동맹국 주시 속 유럽 순방…"미국 지도력 재확인"
알바니아 방문 후 독일 건너가 뮌헨안보회의 참석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4~17일(현지시간) 유럽 순방에 나선다.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이 의회에서 교착 상태에 빠지고,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을 맹비난하는 등 미국의 지도력이 의심받는 가운데 나선 일정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미국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첫 번째 순방지는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지해 온 발칸 국가 알바니아이며, 그 다음으로는 독일로 건너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무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및 안보 지원 패키지를 지원하지 말라면서 공화당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하원 통과가 불투명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방위비를 지출하지 않는 나토 동맹국에 대해 러시아가 원하는 걸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발언해 서방을 경악에 빠뜨렸다.
블링컨 장관은 이런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컴포트 에로 회장은 "어딜 가서 누구와 말하든 미국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매우 긴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미국은 여전히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있지만 점점 더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 양극화, 분열 등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이런 혼란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제임스 오브라이언 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보는 "(동맹국들이) 우리도 그들과 같은 국내 정치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의원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안 통과를 촉구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리가 공유한 역사는 무력으로 국경을 다시 그으려는 폭군들에게 굴복하는 게 어리석은 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를 방문헤 에디 라마 총리를 만난다. 알바니아는 공산주의 독재자 엔버 호자의 집권기 동안 고립된 끝에 서방 세계로 눈을 돌려 2009년 나토에 가입했다.
라마 총리는 지난해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해 미국의 찬사를 듣기도 했다.
알바니아는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아프간을 떠난 이민자들을 환영하는 거점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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