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6 폭동 사태 3주년에 독립전쟁 유적지서 연설…"민주주의 수호"
트럼프와 대비 전략…오는 8일엔 '흑인 표심' 공략차 사우스캐롤라이나 방문
-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벌였던 1·6 의사당 폭동 사태 3주년을 맞아 '민주주의 및 개인의 자유 수호' 등의 메시지를 내세우며 본격적인 대선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의사당 폭동 3주년인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독립 전쟁의 상징적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州) 밸리 포지를 찾아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밸리 포지는 영국과의 독립 전쟁 중이던 1777년 12월 초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워싱턴 당시 독립군 총사령관이 1만2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들어가 겨울을 지낸 장소다.
독립군은 당시 이곳에서 추위와 보급, 질병 등으로 힘든 겨울을 보냈지만, 해당 기간 전문적인 군사훈련을 통해 제대로 된 군대로 거듭난 뒤 이듬해 6월부터 영국군을 상대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는 등 중요한 계기를 만든 곳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1·6 사태 3주년에 이곳에서 연설을 하는 것은 대선이 시작되는 해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보다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는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는 전날 기자들에게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고 단순하다"며 "우리는 민주주의의 운명이 달린 것처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2021년 1월6일 우리는 복수와 보복, 우리의 대단한 민주주의에 대한 비난으로 정의되는 매우 다른 미국의 비전을 목도했다"면서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막으려 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밸리 포지를 연설 장소로 선정한 데에는 2번의 임기를 마친 뒤 자진해서 물러난 조지 워싱턴과 2021년 1월 6일 자신의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해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을 부추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CNN방송도 이번 연설 등은 "이번 달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면서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공화당의 유력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비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밸리 포지 방문 이후 오는 8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를 찾아 연설을 할 계획이다.
해당 교회는 유서 깊은 흑인 교회로, 지난 2015년 백인 우월주의자가 총기를 난사해 신도 9명이 사망한 곳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오는 6일 민주당 첫 대선후보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찾아 머틀비치에서 열리는 제7회 성공회 AME교회 여선교회 연례수련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CNN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캠페인에 활력을 불어넣은 곳"이라며 "2월3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흑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스 캐롤라이나 방문은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감소함에 따라 일부 민주당원들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오는 15일 공화당이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경선에 돌입하고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고령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더 대비시키고 유권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전략 차원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 캠프의 마이클 타일러 공보국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독재자로서 통치하고 정적들에게 보복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트럼프와 지지자들은 전국에 걸쳐 정치적 폭력을 장려하고 박수를 보내는 한편, 트럼프는 독재자로서 통치하고 정부를 이용해 정적들에 대한 보복을 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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