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하마스 협상 재개 위해 양측 압박 중"

존 커비 "美, 이스라엘에 민간인 피해 최소화 거듭 촉구"
"휴전 결렬 책임, 합의 조건 지키지 않은 하마스에 있어"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우리는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수행할 때 무고한 민간인들의 생명을 최대한 보호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2023.11.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휴전 종료 후 다시 교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미국이 협상 재개를 압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 중단과 인질-수감자 교환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도록 설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매 시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커비 "휴전 깬 건 하마스…이스라엘, 민간인 보호 힘쓰고 있어"

그러면서 커비 조정관은 이번 휴전 중단의 책임은 하마스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하마스가 당초의 합의 조건을 지키지 않고 여성과 어린이 인질을 명단대로 석방하지 않아 휴전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역시 하마스가 여성 15명과 어린이 2명을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휴전이 깨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가자지구에 여전히 억류 중인 인질 중에는 미국인 8~9명도 포함된 것으로 미국 측은 보고 있다. 이에 미 당국은 양측의 협상 재개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미국은 민간인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점을 이스라엘에 거듭 촉구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스라엘군이 이를 잘 받아들여 민간인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고 있는데 "현대의 군대 중 그렇게 하는 군대는 많지 않다. 그들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 2023.12.02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 美국방, 민간인 피해 최소화 안하면 "전략적 패배"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나치게 격화해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 전술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전략적으로는 실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지 않으면 "전략적 패배"를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고 무책임한 수사(rhetoric)를 삼가며 (이스라엘) 서안지구 정착민들의 폭력을 제재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IS)를 상대로 도심에서 전투를 벌였던 경험을 언급하며 "시가전에서는 민간인을 보호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종류의 전투에서 힘의 중심은 민간인"이라며 "민간인을 적의 품으로 몰아넣으면 전술적 승리가 전략적 패배로 바뀐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 일부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민간인 보호 등을 말하며 너무 유약하게 전쟁에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공화당 내에선 바이든 정부가 더 강경한 입장으로 전쟁을 중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오스틴 장관을 "너무 순진하다"면서 "이스라엘에게 달성하기 불가능한 것을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9.11테러 상황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이런 공격을 받았을 때 누군가 두 달 안에 알카에다와 휴전을 요청했다면, 우리는 그들을 비웃고 마을 밖으로 내쫓았을 것"이라면서 이처럼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에게 달성하기 불가능한 것을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 상황을 타개하고 인질을 석방할 수 있는 해결책은 "하마스의 후원자인 이란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이란에 가서 하마스가 인질들을 풀어주라고 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프라밀라 자야팔 민주당 의원은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모든 나라에 대해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군사 지원에 대한 조건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휴전 협상 결렬의 책임을 하마스에 돌린 백악관과는 달리, 이스라엘에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자야팔 의원은 중재국 카타르가 "하마스는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스라엘도 여전히 테이블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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