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北 자금 세탁 도운 믹서 업체 '신바드' 전격 제재
북 해킹 자금 세탁에 활용된 암호화폐 믹서 업체 제재
"北 불법 활동 막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강조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미국 재무부가 북한이 돈세탁에 활용한 암호화폐 믹서 업체에 전격 제재를 가하며, 북한의 불법 활동을 막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9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북한의 해킹 자금을 세탁한 암호화폐 믹서 업체 ‘신바드’를 특별지정 제재 명단에 올렸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신바드가 북한 정권의 지원을 받는 사이버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의 주요 자금 세탁 도구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 소행으로 드러난 해킹 사건의 탈취 자금 수백만 달러가 신바드를 통해 처리했다고 전했다.
신바드는 암호화폐 거래 내역을 난독화하는 일명 ‘믹서’ 업체다. 믹서는 암호화폐를 쪼개고 섞어서 재분배하는 기술로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금 추적과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 암호화폐의 거래 추적이 어려워진다.
이에 북한 해커들은 믹서 업체를 통해 해킹 자금을 세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자루스는 지난 6월 에스토니아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인 ‘아토믹 월렛’에서 1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훔쳤고, 지난해엔 미국의 블록체인 회사인 하모니가 운영하는 네트워크 ‘호라이즌 브리지’와 온라인 게임 ‘엑시 인피니티’를 해킹해 각각 1억 달러와 6억 2000만 달러를 탈취한 바 있다.
이들 업체의 피해액 상당 부분이 신바드를 거쳤기에, 신바드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는게 해외자산통제실의 설명이다.
라자루스는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해킹 조직으로 지난 2019년 해외자산통제실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신바드가 사이버 기반 악성 활동에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대통령 행정명령 13694호에 의거해 이번 조치를 받게 됐다고 해외자산통제실은 설명했다.
앞서 해외자산통제실은 또 다른 암호화폐 믹서 업체인 토네이도 캐시를 같은 행정명령에 의거해 제재한 바 있다. 해당 업체 역시 북한 라자루스가 해킹 범죄로 탈취한 4억 50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세탁한 업체로 지목됐다.
이번 결정에 따라 신바드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US Person) 등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미국 정부가 의미하는 ‘미국인(US Person)’에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물론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외국 기업도 포함된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라자루스 그룹과 같은 범죄자가 훔친 자산을 세탁할 수 있게 하는 암호화폐 믹서 업체는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재무부와 미국 정부 기관은 신바드와 같은 암호화폐 믹서 업체가 불법 활동을 조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책임 있는 혁신을 장려하지만 불법 행위자에 대해선 주저하지 않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수백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처리하는 데 관여한 암호화폐 믹서 신바드를 제재한다”며 이날 재무부의 조치를 공식 확인했다.
이어 “오늘의 제재 지정 조치는 북한의 암호화폐 생태계 남용을 폭로하기 위해 취한 이전 조치에 기반한 것”이라며 “미국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불법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치까지 포함해 올해 들어 미국 정부는 10번째 대북 독자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지난 8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된 북한인 등 개인 2명과 기업 1곳을 독자 제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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