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아버지' 올트먼 해고에 충격에 빠진 실리콘밸리

"사실상의 쿠데타…애플이 잡스 해고한 것과 같은 충격"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올트먼 복귀 추진 중…무산되면 새 회사 차릴 수 있어

샘 올트먼 오픈 AI CEO가 지난 6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강연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챗GPT 열풍을 일으킨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해임 여파가 실리콘밸리와 기술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NBC 뉴스 등 외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픈 AI의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그의 복귀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올트먼이 새 회사를 설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트먼의 해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마치 1985년 애플이 스티브 잡스를 해고한 것과 비슷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투자자 론 콘웨이는 "오늘 오픈 AI에서 일어난 일은 1985년 당시 애플 이사회가 스티브 잡스를 몰아낸 이래로 본 적이 없는 이사회 쿠데타"라고 묘사했다.

올트먼의 해임이 충격을 주는 이유는 그가 이끄는 오픈 AI가 챗GPT를 개발해 생성형 AI 돌풍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마치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것과 같다는 식으로 표현할 만큼 챗GPT를 혁신으로 꼽고 있다.

올트먼과 함께 오픈 AI의 공동 창업자 그렉 브록만도 함께 이사회 의장 직책에서 물러났다.

이들의 해고를 두고 여러 추측이 오갔다. 브록만에 따르면 이사회 멤버이자 수석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의 주도로 해고 당일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의 '쿠데타'였던 것이다.

콘웨이는 "충격적이고 무책임한 결정이며, 샘과 그렉을 비롯한 오픈 AI의 모든 개발자에게도 옳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픈 AI 투자자들은 바로 올트먼의 복귀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타이거 글로벌, 세쿼이아 캐피털, 쓰라이브 캐피털 등이 올트먼의 복귀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테인 AI(Octane AI)의 CEO인 매트 슐리히트는 자신이 올트먼과 브록만을 10년 넘게 알았다면서 "두 사람이 갑작스럽게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슬픔에 잠겼다. 세상의 혁신이 갑자기 멈췄다"고 표현했다.

젠리틱의 최고경영자인 라이언 얀센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올트먼의 해고가 미칠 여파에 대해 "AI 커뮤니티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트먼의 복귀 여부와 별개로 현재 오픈 AI의 상황의 혼란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평도 나온다. 클라우드 컴퓨팅 대기업인 구글과 아마존은 물론이고 앤트로픽(Anthropic)과 코히어(Cohere) 같은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는 스타트업까지 모두 오픈 AI의 불안정성을 고려해 차선책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올트먼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이미 업계의 거물이기 때문에 그가 다음 직장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그가 다음에 어떤 일을 할지 기대가 된다"며 "나와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앞으로의 작업에서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제 남은 것은 올트먼의 복귀 여부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올트먼의 복귀 문제를 오픈AI 투자자와 이사회, 경영진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복귀가 무산된다면 올트먼은 브록먼을 포함해 직원들과 함께 새 회사를 설립할 가능성도 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