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구멍'…중국은 더 빨리 사들였다
구형 칩 생산에 쓴다며 사가도 확인 불가
미국 규제 후 일본·네덜란드서 두 배로 사들여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의 수출 규제에도 중국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미국과 다른 나라 칩 제조 장비를 구매할 수 있었다고 14일(현지시간) 미 의회 보고서가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 초당파 자문위원회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이날 741쪽에 달하는 연례보고서에서 중국이 규제에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미국과 네덜란드, 일본의 장비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발표된 수출 규제에도 어떻게 중국 최대 칩 제조업체인 SMIC에서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에 전력을 공급할 첨단 7나노미터 칩을 생산할 수 있었는지 배경을 엿볼 수 있다.
화웨이와 SMIC도 2019년과 2020년 무역 제한 목록에 추가되어 이론적으로는 미국 공급업체가 특정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장비를 이들에 판매하는 것은 금지되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들에게 18nm(nm·1나노는 10억분의 1m) 이하 D램 등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하고 그후 네덜란드와 일본도 동참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14nmD램 장비 등을 "수입업자가 구형 칩 생산 라인에서 사용할 거라고 주장할 경우 구매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며 최종 사용 검사는 할 능력이 제한되어 있어 장비가 더 발전된 칩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지 여부를 검증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미국의 수출이 금지된 후 네덜란드와 일본서는 장비가 대규모로 중국으로 수출되었다. 문서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은 네덜란드로부터 32억 달러 상당의 반도체 제조 기계를 수입했는데, 이는 2022년 같은 기간에 기록한 17억 달러에 비해 96.1%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미국 기업의 수출 금지 조치는 2022년 10월에 났고 네덜란드와 일본은 나중에 난 그 시차를 이용한 것이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각각 올해 7월과 9월에 수출 금지 조치가 났다. 중국은 2023년 첫 8개월 동안 가능한 모든 국가로부터의 반도체 장비 수입을 해 그 규모가 총 138억 달러에 달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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