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APEC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도착…미중정상회담 준비 돌입(종합)
15일 시진핑과 취임 이후 2번째 대면 정상회담…"소통 라인 강화·경쟁 관리 논의"
APEC 정상회의 주최…2개의 전쟁 속 공동성명 채택 여부 주목
-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미 서부시간 기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州)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출발해 오후 1시30분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공항에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와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선거 캠페인 리셉션에 참석한 뒤 APEC 정상회의 및 시 주석과 양자회담 준비에 들어간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5일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에서 열리는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간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만난 데 이어 두 번째다. 화상 통화 등을 고려하면 양국 정상간 7번째 소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에서 개방된 소통라인의 강화와 양국간 경쟁이 분쟁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의 성공 기준'을 묻는 질문에 "정상적인 소통의 경로로 돌아가기 위해 위기시에 서로 전화를 걸어 대화할 수 있고, 우리의 군(軍) 당국이 서로 연락을 취하도록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신들은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양국간 군사대화를 재개하는 것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미국과의 군사당국간 대화를 단절했다. 올해 2월 미국이 자신들의 정찰풍선을 격추시키자, 미중간 군사 실무자급 대화도 중단했다.
미국은 그간 오해와 오판에 따른 우발적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선 군당국간 대화와 핫라인 재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13일) 브리핑에서 '치열한 외교'를 강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오해를 풀고, 돌발 상황을 피하는 방법"이라며 "예를 들어 군사당국간 통신을 복구함으로써 경쟁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영역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도 지난달 미국의 제재 대상이었던 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을 경질하면서 군사대화 재개의 걸림돌을 없앴다. 그간 중국은 양국 국방장관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리 전 부장의 제재에 대한 해소를 요구했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전망이다.
우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하마스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이란이 중동 전역의 안정을 해치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중국이나 다른 모든 책임있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할 것"이라며 "중국은 이란 정부에 직접 그러한 주장을 할 수 있는 능력과 관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내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중동 문제가 의제가 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의견을 듣기를 바라고 있다. 중국은 우리가 어떤 측면에서 그렇지 못하는 역내에 소통 라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중국이 도움을 줄 용의가 있다면 우리는 그 기회를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양국간 가장 민감한 현안인 대만 문제 등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해 왔으며, 대만의 독립을 명백히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우리는 대만의 민주주의와 번영을 지켜보고자 할 뿐"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 세계 보건, 펜타닐 문제 등 양국간 협력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합의 도출도 시도될 전망이다. 특히 펜타닐 단속과 관련한 합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설리번 보좌관도 "펜타닐 문제에 대한 진전이 있길 희망한다"며 "그러면 우리가 단순히 사안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가시적인 결과를 제공하는 다른 이슈들에 대한 추가적인 협력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APEC 의장국 정상인 바이든 대통령은 APEC정상회의에서의 성과 도출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오후 APEC에 참석한 정상들을 초청해 환영 리셉션을 주최한다. 16일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연설, APEC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들과 사진 촬영, APEC 비공식 대화 및 업무 오찬 주최 등 APEC 일정을 진행한다.
미국은 이번 APEC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및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관련해 공동성명을 채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이었던 지난해 태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선 공동선언문이 채택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이 인간에게 엄청난 고통을 야기하고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다만 성명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제재를 둘러싸고 다른 시각도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올해 APEC 정상회의는 2개의 전쟁을 둘러싼 회원국간 이해관계가 더욱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공동성명 채택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한편 이번 APEC 기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무역 협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16일 열리는 IPEF 정상회의에선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재무장관 회의 기자회견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지만 완료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역·공급망·청정경제·공정경제 등 4개 필러 가운데 무역 분야(필러1)에서 합의가 부족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공급망(필러2) 협상은 지난 5월 타결됐다.
gayunlo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