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카타르, '하마스 지원 의혹' 이란 자금 60억달러 재동결 합의"-WP

미국 성조기(우)와 이란 국기 일러스트레이션.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미국과 카타르는 현재 카타르 계좌에 있는 이란의 동결자금 60억달러(약 8조원700억원)를 이란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차관은 이날 하원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데예모 차관은 동결자금이 "당분간 어디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재동결 방침을 시사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달 이란 수도 테헤란에 억류됐던 미국 시민 5명은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자금 60억달러가 송금되는 조건으로 출국이 허용됐다. 동시에 미국에 억류됐던 이란인 5명도 자국으로 출국이 허용되며 사실상 맞교환이 이뤄졌다.

60억달러는 한국은행에 동결됐던 이란 자금이었다.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이란의 석유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은행부문에 제재를 가했고 한국은 이란의 석유수입이 차단됐다. 그리고 한국은행에 묶인 자금은 이란산 석유대금이었다.

하지만 현재 60억달러 자금은 이란으로 송금된 것은 아니다. 카타르 중앙은행이 한국에서 송금된 자금을 감독하고 있으며 여전히 수도 도하에 남아 있다.

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포로 협상의 조건에 따라 해당 자금은 이란 외부에서 수입할 식량이나 기타 물품을 구입하는 등 인도주의 관련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자금에 대한 접근이 다시 차단된 이유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배후로 이란이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자 공화당 상원의원 20명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등은 이란이 이 돈을 하마스 등 테러 단체 지원에 쓸 수 있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 재동결을 촉구했다.

이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0일 인터뷰에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60억달러와 관련한 질문에 "그것은 언제든지 다시 동결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저는 그것에 대해 어느 쪽으로든 정책 결정을 발표하러 온 것이 아니지만, 미국인들을 이란에서 빠져나오게 할 때 (동결을 해제했던) 그 돈은 언제든지 동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주재 이란 대표부는 WP로부터 자금 재동결 추진 관련 질문을 받자 "문제의 상원의원들과 미국 정부는 모두 협정을 어길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 돈은 당연히 이란 국민의 것이며, 이란 이슬람 공화국 정부가 이란인들을 위한 모든 필수적이고 비승인된 필수품의 획득을 촉진하기 위해 할당된 것"이라고 답했다.

외교정책 싱크탱크 퀸시책임국가연구소의 트리타 파시는 자금을 재동결하게 된다면 이란 내부에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