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작년 이어 또 유엔 안보리 개혁 꺼내든 이유[딥포커스]

상임이사국 러·중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무용론' 커져
추가 상임이사국 후보로 인도·브라질·독일·일본·남아공 거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현지시간)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2023.9.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총회에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확대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총회에서 현재 안보리의 구조를 재평가하고 상임이사국 확대를 주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존 5개국 상임이사국에 5~6개국을 추가하는 방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텔레그래프는 추가 상임이사국 후보로 인도·브라질·독일·일본·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거론됐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가 이미 유엔총회를 앞두고 193개 회원국으로부터 안보리 개혁안에 관한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미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6개국 가량의 의석을 추가하고, 거부권을 추가하지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에서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국가를 포함해 상임이사회에 의석을 추가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안보리 개혁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또한 상임이사국들의 거부권 행사도 예외적이고 특별한 상황에만 행사하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안보리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유엔은 2차 세계대전 승전국이 주축이 돼 세계 평화 안전 보장과 전쟁 방지 등을 목적으로 1945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유엔 회원국에 대해 국제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안보리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4월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4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 자격으로 '국제 평화와 다자주의' 주제의 안보리 회의가 열리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상임이사국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국이다. 5개 상임이사국은 유엔 헌장에 따라 임기가 영구적이라는 뜻에서 P5(Permanent Five)로도 불린다. 임기가 2년인 비상임이사국은 총회에서 매년 5개국을 선출하며 연임은 불가하다

P5의 권한은 막강하다. 안보리에서 결의가 채택되기 위해선 5개 상임이사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데, 상임이사국은 거부권(Veto)이라 불리는 거부권을 지녔기 때문이다.

다수결로만 의결이 이뤄질 경우, 제재 대상국이 유엔을 탈퇴하며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라는 전제조건을 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거부권'은 상임이사국들의 자국 이익 보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미중 갈등이 격화할 때는 '미·영·프'와 '러·중' 구도로 나뉘어 서로의 세력을 견제하는가 하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중단과 병력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에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 탓에 안보리 무용론은 더욱 불이 붙었다.

다만 이러한 안보리 개혁은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를 위해선 193개 회원국 중 최소 128개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게다가 유엔 헌장도 수정해야 하므로 모든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비준을 받아야 하며, 미국 내에서도 이를 상원에서 비준받아야 한다.

국가 간의 역학 관계도 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파키스탄은 인도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당사자인 러시아는 물론, 중국도 안보리 개혁에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해 9월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전제 조건 없는 직접 대화의 재개가 최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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