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환자에 이식한 돼지 신장, 61일 버텼다…세계 최장

이종간 유전자변형 장기 공여 실험 새 기록

돼지 신장의 인간 이식 장면 <자료 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뇌사 환자에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한 실험이 세계 최장인 61일간 성공이라는 결과를 남기고 14일(현지시간) 종료됐다. 과학자들은 수십년간 이종간 장기 이식을 시도해오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뉴욕대 랭건 이식연구소의 로버트 몽고메리 소장은 실험을 종료하며 "지난 두 달간 면밀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며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을 만하다"고 말했다.

몽고메리 소장은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 이식을 실시했고 이번이 그가 수행한 다섯 번째 이종 이식이었다. 연구 기간 동안 수집된 조직에서는 가벼운 거부반응 과정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실험에서는 면역억제제의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분의 포유류에서 발견되는 당 분자인 '알파갈'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제거함으로써 연구팀은 거부 반응을 멈출 수 있었다.

초기 이종이식 연구는 영장류의 장기를 이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예를 들어 1984년에 개코원숭이 심장을 신생아에게 이식했는데 아기는 20일만 생존했다.

현재는 돼지를 장기 기증 동물로 주로 이용한다. 장기 크기, 빠른 성장, 새끼를 많이 낳는 점, 이미 식량원으로 사육된다는 사실로 인해 인간에게 이상적인 기증자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2022년 1월, 메릴랜드대 의대는 살아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돼지에서 인간으로의 이식을 실시했다. 단 이때는 심장이었다.

환자는 두 달 생존 후에 사망했고, 나중에 장기에서 돼지 거대세포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 때문에 연구는 윤리적 비난을 받았다.

지난주 중국 과학자들은 돼지 배아에서 돼지-인간 신장 하이브리드(혼합형)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인간 세포가 돼지의 뇌에서도 발견되어 이 역시 윤리적 문제가 있다.

미국에는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10만3000명 이상이고, 그중 8만8000명은 신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