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소셜미디어 '스레드' 공식 출시…트위터 따라잡기 성공할까

글자수 500자 이내로 제한해 소통에 집중…20억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 가능
'트위터 대항마' 평가에 주가 2.9% 상승…개인정보 규제로 유럽 출시 보류돼

메타가 5일 출시한 소셜미디어앱 '스레드'(Threads). 2023.7.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메타가 자체 개발한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스레드'(Threads)를 공식 출시했다. 인스타그램과 연계해 최근 위기에 빠진 트위터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스레드는 한국시각으로 6일 오전 8시 정각에 애플과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공식 출시됐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스레드 첫 게시물에 "해봅시다. 스레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었다.

스레드는 게시물 1개당 글자수를 500자 이내로 제한해 텍스트 기반 소통에 주력했다. 스레드는 "이번에는 대화에 주력했다"며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공간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한국어 서비스도 이날 시작했다. 또 기존 인스타그램 계정과 자동으로 연동돼 가입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이날 스레드앱에 접속해 보니 인스타그램 프로필(인물소개) 사진과 소개글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신생앱답지 않은 높은 호환성은 스레드를 개발한 메타가 인스타그램을 소유했기에 가능했다.

메타가 5일 출시한 소셜미디어앱 '스레드'(Threads)는 한국어 서비스도 지원한다. 2023.7.5.

빌보드, 넷플릭스, HBO, 버라이어티 등 트렌드(유행)에 민감한 미국 대중문화 브랜드들은 스레드 출시 1시간 만에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샤키라, 잭 블랙과 같은 유명 연예계 인사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마케팅업체 인플루언셜의 라이언 디터트 CEO는 "메타가 스레드 구축을 위해 인플루언서들을 상대로 하루 두 번 이상 게시물을 올리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동안 뜸했던 대형 소셜미디어의 출현에 투자자 반응도 뜨거웠다. 5일 테크주 위주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18% 하락했지만, 메타플랫폼은 스레드 출시에 따른 기대감에 힘입어 2.9% 상승했다. 재무분석 전문가 대니 휴슨은 "스레드가 '트위터 킬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자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트위터처럼 글자수를 엄격히 제한한 '마이크로블로그'형 소셜미디어앱은 스레드 출시 이전에도 여러번 있었다. 마스토돈, 포스트, 트루스 소셜, T2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트위터로부터 마이크로블로그 시장을 나눠 가지려 했지만 신생 스타트업인 탓에 사용자수 확보에 한계를 드러냈다.

반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잠재적 사용자층을 등에 업은 스레드는 진정한 '트위터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수는 20억명으로 트위터(2억5000만명)에 비해 10배나 많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10명 중 1명만 스레드를 사용해도 순식간에 트위터를 추월할 수 있다.

메타도 지난 1월부터 다분히 트위터를 겨냥해 스레드를 개발했다. 크리스 콕스 메타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지난달 직원 모임에서 스레드를 두고 "트위터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트위터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모습.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반면 트위터는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440억달러(약 57조원)를 들여 인수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1일부터 5주간 트위터 광고 수입은 8800만달러(약 11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59% 급감했다.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검열 정책을 폐기한 뒤 각종 혐오 표현과 거짓 정보, 음란물이 범람하자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대형 광고주들이 잇달아 이탈했기 때문이다.

트위터 이용률도 감소했다. 지난 5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성인 이용자 10명 중 6명은 머스크 인수 이후 트위터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급기야 지난 1일 하루에 열람 가능한 트위터 게시물 개수를 제한하는 정책이 시행되자 이용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유료 이용자는 하루 1만개, 무료 이용자는 1000개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레드 출시를 바라보는 머스크의 심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머스크가 저커버그와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주고 받다가 결투 신청을 받은 것도 스레드 때문이다. 지난달 한 트위터 이용자가 메타의 스레드 출시 소식을 머스크에게 보내며 "스레드가 정말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 수 있느냐"고 묻자 머스크는 "전 지구가 저커버그의 손아귀에 놓일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비꼬았다.

지난 3월1일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위원회 본부 외부에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3.03.01/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한편 이날 예정된 스레드 유럽 출시는 잠정 보류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아일랜드, 벨기에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앱스토어에는 이날 스레드가 등록돼 있지 않다. 5일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EU 디지털시장법(DMA)과 관련한 추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EU 집행위원회가 소셜미디어 업계와 관련 규정을 논의 중이며 오는 9월 보다 많은 지침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DMA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는 EU 법률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기업을 '게이트 키퍼'로 지정해 사용자 개인정보를 공유하거나 자사 서비스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스레드가 계정 연동을 통해 인스타그램 사용자 개인정보를 그대로 넘겨받도록 설정해둔 게 시장 지배력을 행사한 행위로 해석됐을 가능성이 높다. 메타는 스스로를 DMA 규정에 따라 '게이트 키퍼'로 지정한 바 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