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퀘벡, 중증·난치병 환자에 '적극적 안락사' 허용
지각능력 있는 상태에서 '조력 사망' 선택 가능
임종 24개월 전 사전 동의…연방법과 충돌 소지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캐나다 퀘벡주(州)가 중증·난치병 환자를 상대로 의료인에 의한 '조력 사망'(적극적 안락사)을 허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퀘벡 의회는 조력 사망 및 사전 신청을 허용하는 '법안 11'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중증·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의료 지원을 받아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임종 24개월 전까지 환자가 직접 조력 사망을 요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조력 사망 사전 요청 제도를 허용한 것은 캐나다 최초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를 통해 의사 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환자 스스로 임종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조지 레스페랑스 존엄사협회 회장은 "사전 요청을 통해 신경 퇴행성 질환 환자들도 마침내 평화로운 임종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다만 이날 채택된 법안은 기존 연방 법률과 충돌할 소지가 있어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연방법상 조력 사망은 임종 직전에 환자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법안 11은 사전 동의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난 2월 법안을 발의한 소니아 벨랑저 퀘벡 노인부 장관은 "합리적으로 사망을 예측할 수 있는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종 의료 지원(MAID) 직전에 환자의 최종 동의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고 해명했다.
데이비드 라메티 캐나다 연방 법무부 장관실 대변인은 "법안의 의미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 "법률적 문제에 대해 퀘벡 주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조력 사망을 허용하는 질환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법안 11은 중증·난치 질환을 '근육과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고 규정했는데 범위를 좀 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안 초안에는 신경 운동성(neuromotor) 질환 환자도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퀘벡 정부는 신경 운동성 질환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최종 발의된 법안에서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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