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 美 틱톡 금지 진짜 이유는 기술력 달리기 때문

중국 바이트댄스 운영사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화웨이에 이어 틱톡이 미중 기술전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미국 젊은이들이 틱톡에 열광하고 있음에도 미국 정부는 틱톡 사용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처럼 틱톡도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미국의 기술력이 중국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언론으로, 중국 저격에 앞장서고 있는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를 인정했다. 일단 WSJ의 보도를 그대로 옮겨본다.

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정부기관에서 틱톡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중국산 앱에 열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 - WSJ 갈무리

WSJ은 3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 5개 중 4개가 중국산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국내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혁신을 거듭한 결과, 서구보다 성능이 좋은 앱을 대량 생산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분석 회사인 ‘센서 타워’에 따르면 3월 첫 3주 동안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은 중국이 만든 ‘테무’다. 테무는 온라인상거래 앱이다.

그 뒤를 틱톡의 동영상 편집 앱인 ‘캡컷’과 틱톡, 패스트 패션 소매업체인 ‘샤인’이 이었다. 모두 중국산 앱이다.

5위는 페북이다. 미국인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앱 ‘톱 5’ 중 미국산은 페북 1개뿐이다.

이는 중국 기술회사들의 경쟁력이 미국 회사들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고의 '테스트 베드'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 앱 회사들은 중국의 10억 인터넷 사용자를 활용해 사용자 선호도를 시험한 뒤 모델을 최적화한 다음 해외로 수출한다. 모든 시행착오를 겪고 완성본을 서구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선임 수석 엔지니어를 지냈던 궈위는 "중국의 엔지니어들은 사용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밤샘 작업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젊은이들이 중국 앱에 열광하는 것은 미국보다 중국 업체의 기술력이 더 좋기 때문이라고 WSJ은 인정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안보를 이유로 틱톡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틱톡 지분을 모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했다.

의회는 틱톡 최고경영자(CEO) 쇼우지추를 불러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에 대한 질문을 집요하게 하는 등 그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쇼우지추 틱톡 CEO가 23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정치권이 틱톡 금지를 추진하자 틱톡 금지 반대 집회도 벌어지고 있다. 틱톡 콘테츠 제작자들이 지난 22일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틱톡 사용 금지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것. 이들은 생계수단인 틱톡의 사용을 금지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22일(현지시간) 틱톡 콘텐츠 제작자들이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럼에도 미국 정부가 틱톡 금지를 추진하는 것은 경쟁력이 뒤처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중국 편을 들 생각은 전혀 없다. 중국도 미국의 대표적 소셜미디어 트위터와 페북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주민들이 서구 사상에 오염돼 중국의 전통가치를 흔들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금지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주민들이 민주주의 사상에 전염돼 공산당 독재를 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주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는 미국의 변명보다 더욱 옹색하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