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유럽산 핵심광물 IRA 보조금 대상 포함' 위한 협상 착수

바이든-라이엔 회담 후 공동성명 발표…"'한정된 핵심광물 협정' 협상 즉시 시작"

조 바이든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과 유럽연합(EU)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전기차 보조금 문제와 관련해 유럽산 핵심 광물을 보조금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진 뒤 배포한 공동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EU는 성명에서 "우리는 공급망을 강력하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는 방식으로 구축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인식하면서, 핵심 광물과 배터리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한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우리는 EU에서 추출되거나 가공된 관련 핵심 광물이 IRA상 전기차 세액공제 요구사항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한정된(targeted) 핵심 광물 협정'에 대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EU는 "이러한 종류의 합의는 광물 생산과 가공을 촉진하고, 지속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고 노동 학대가 없는 핵심 광물 출처에 대한 접근을 확대한다는 우리의 공동 목표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EU의) 협력은 이같은 공급망에서 원하지 않는 전략적 의존성을 줄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 다각화 및 개발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서명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IRA는 올해부터 배터리와 관련해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한 부품을 50%(2029년 100%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 사용해야 3750달러를,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의 40%(2027년 80% 이상으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나머지 3750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같은 까다로운 보조금 조건으로 인해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 및 EU 등은 강력 반발해 왔다.

특히 EU의 경우는 한국과 달리 미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지 않아 핵심 광물 조건과 관련해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미국과 EU는 핵심광물에 한정한 협정 체결 문제를 논의해왔다. 만약 미국과 EU간 핵심광물 협정이 체결될 경우 유럽산 핵심 광물이 사용된 전기차도 3750달러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전기차 자체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돼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유럽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여전히 미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EU는 '그린딜 산업계획'의 일환으로 '제3국과 동일한 수준'의 보조금 지급 계획을 제시하며 미국의 IRA에 맞대응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미국과 EU는 성명에서 "미국과 EU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세계 청정 에너지 경제를 가속화하며, 회복력 있고 안전하며 다양한 청정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 이같은 목표가 미국의 IRA와 EU의 '그린딜 산업계획'의 핵심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EU는 이어 "전기차 배터리와 청정 수소를 포함한 청정 에너지 경제 및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한다"면서 양측간 무역기술위원회(TTC) 차원에서 양측의 보조금 프로그램을 조정하기 위해 '청정에너지 인센티브(보조금) 대화'를 시작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미국과 EU는 "양측은 각자의 보조금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무역 및 투자 흐름의 중단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보조금이 제로섬 경쟁이 되지 않고 일자리 및 청정에너지 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또 올해 10월까지 '지속 가능한 철강과 알루미늄을 위한 국제 협정' 협상에서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협정은 기후변화 대응을 명분으로 철강·알루미늄 생산 시 탄소배출량이 많은 중국에 관련 관세를 새롭게 부과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과 EU는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미국과 EU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함께 서 있다"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만큼 안보·경제·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EU는 양측간 협력을 통해 필수적인 안보 이악과 경제의 회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규칙 기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양측의TTC와 G7(주요 7개국)을 통해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의 교섭자들에게 올해 여름까지 경제 안보에 대한 주요 권고사항을 공식화하도록 요청함으로써 양국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