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과 긴장 계속되자 EU와 관계 개선 총력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이 최근 미국과 정찰풍선 문제 등으로 갈등이 더욱 고조되자 유럽연합(EU)과 관계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과 EU간 대면 정상회담은 코로나로 인해 수년간 중단됐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중국-EU간 대면 정상회담 개최를 서두르는 등 EU와 관계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외교의 사령탑인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은 이날 뮌헨안보회의 부대행사에서 EU의 조세프 보렐 외교담당 대표에게 “가능한 한 빨리 양자 교류를 전염병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왕 국무위원은 "양측은 개방과 협력을 유지하고 탈세계화에 저항하며 글로벌 생산과 공급망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22년 4월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의장과,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했었다. 대면회담은 코로나로 수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왕 국무위원은 또 오프케 호에크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을 만나 “네덜란드가 세계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세계 경제 회복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네덜란드가 미국, 일본과 일부 고급 칩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네덜란드를 회유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대EU 외교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거리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국무위원이 전격 회동했지만 양국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회동에서 “미국에 대한 주권침해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 다시 정찰 풍선 사태 같은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안보회의(MSC)에 도착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왕이 국무위원이 “미국이 정찰 풍선을 격추한 것은 과잉반응”이라고 주장하자 블링컨 국무는 “풍선이 정찰 활동을 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결코 과잉반응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왕이 국무위원이 정찰풍선 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문제의 풍선이 기상 관측용이라는 기존 중국의 입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국무위원은 특히 "하늘에는 여러 나라에서 날아온 수많은 풍선들이 있다"며 "이를 모두 격추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해안에서 중국 정찰 풍선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격추돼 추락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포토공용 기자

양국이 정찰 풍선 문제와 관련, 평행선을 그은 것이다.

당초 양국 외교 수장이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 이후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양국 갈등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지 전세계가 주목했었다.

그러나 양국은 기존의 입장만 확인한 채 양국 관계개선의 특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