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 남미까지 확산…전세계 식량 공급망 위협 고조

AI, 야생 조류·다양한 종류 물새…포유류에서도 발견
"연중 심각한 위협 신호…1년 내내 엄중 감시 필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에 감염돼 숨진 아프리카 펭귄 2022.9.2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1년이 넘도록 기승을 부리면서 세계 식량 공급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개 대륙의 질병전문가·수의사·농업인 20여명은 야생 조류의 봄 이동철 한시적으로 예방 노력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연중 심각한 위협으로 여겨야 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현재 다양한 종류의 물새와 다른 야생 조류에서 AI 감염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가금류가 1년 내내 높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그레고리오 토레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과학부 부장은 야생 조류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멀리, 더 넓게 전 세계에 AI를 퍼뜨리고 있으며 기록적인 양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브렛 마쉬 미국 인디애나주 수의사는 "이것은 새로운 전쟁"이라며 "기본적으로 12개월 내내 엄중 감시(vigil)"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미국에 상륙한 AI는 현재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5대륙으로 확산해 수천만마리가 살처분됐다. 2022년 전미 폐사 닭 규모는 5800만마리로 집계됐다. 미국 외에도 영국, 프랑스, 일본은 역대급 가금류 손실을 겪고 있다.

최근 몇 달간 AI는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남미로까지 확산했다. 아르헨티나·우루과이는 이날 야생 조류와 죽은 백조에게서 각각 첫 감염 사례를 발견하고 각각 국가 위생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계 최고 닭고기 수출국 브라질은 아직 감염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에서는 의심 사례 3개가 보고됐는데 검사 결과는 다행히 음성이었다.

AI는 한 마리만 감염돼도 농가 전체를 살처분해야 할 정도로 전염률·치사율이 높다. 확산 주범은 야생 조류다. 오리와 같은 물새는 죽지 않고도 전염된 배설물, 침 그리고 기타 수단을 통해 가금류에 옮길 수 있다.

특히 북반구 가금류는 야생 조류의 이동이 활발한 봄철에 가장 위험하다. 일각에서는 '기후 변화'가 야상 조류의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변화시켜 세계적인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AI는 이전에 감염된 적이 없던 검은 독수리를 비롯해 여우, 곰, 바다표범과 같은 포유류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인간 감염 위험은 낮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고 있다. 다만 역대급 가금류 손실은 계란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전 세계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맞물려 생활고에 허덕이는 극빈층은 값싼 단백질 섭취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