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사 "군과 함께 2027년까지 핵추진 우주선 개발" 발표
화성까지 '9개월→4개월' 단축…방사선 노출·화물 적재 최소화
軍, 군사적 이용 가능성 염두…자국 방산업체에 연구자금 지원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미군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늦어도 2027년까지 핵추진 우주선 기술 개발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료효율은 높이고 비행시간은 줄이기 위해서다. 핵 항공모함처럼 향후 군사적 이용 가능성도 열려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은 이날 나사가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핵추진 우주선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성명에서 2027년까지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협력해 첨단 핵추진 로켓 기술을 개발한 뒤 이를 시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심우주를 탐험할 수 있게 된다"며 "유인 화성 임무를 준비하는 데도 중요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핵추진 로켓은 기존의 화학추진 로켓 대비 최소 3배 이상 효율적이다. 나사는 핵추진 로켓이 상용화될 경우 화성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9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우주여행에 필요한 화물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우주 방사선 노출도 최소화할 수 있다.
나사에 따르면 핵추진 로켓은 핵분열 기술을 이용해 비행한다. 원자로에서 핵분열로 발생한 초고온의 열은 액체 형태의 연료로 전환되고, 기체로 한 번 더 바뀐 뒤 노즐을 통과하며 팽창해 로켓 전체에 추진력을 제공한다.
이번 핵추진 로켓 개발에는 2023년도 미국 연방정부의 회계예산 기준으로 총 1억1000만 달러(약 1358억원)가 배정됐다. 로이터는 개발이 완료되는 2027년까지 추가로 최소 수억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나사와 함께 핵추진 로켓을 개발하는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미 국방부의 연구개발 부서다. 1969년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넷을 개발하는 등 첨단 과학기술 혁신을 이끄는 주요 기관으로 평가된다. 특히 시간과 비용 위험이 높은 기초 기술 연구를 도맡고 있다.
스테파니 톰킨스 국방고등연구계획국 국장은 우주비행사들을 최초로 달에 착륙시킨 새턴 V 로켓을 예로 들며 "국방고등연구계획국과 나사는 오랫동안 유익한 협력의 역사를 써왔다"며 "핵 추진 로켓은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사람들을 화성으로 보내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나사의 핵추진 로켓 개발에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이 참여하는 데 대해 해당 기술이 향후 군사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했다. 나사 및 국방고등연구계획국 관계자는 "미 우주군이 달 궤도를 도는 위성들을 이동시킬 만한 원자로 기반 우주선을 구상해왔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앞서 2021년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은 미국의 대형 방산기업인 록히드 마틴과 제너럴 아토믹스, 민간 우주개발업체 블루 오리진 등에 원자로 및 우주선 설계를 위한 연구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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