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26년 대만 침공시 승자는?"…美 싱크탱크 '워게임' 전망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중국이 만일 2026년 대만을 침공한다면, 중국이 승리할 가능성이 낮지만 미국은 막대한 비용을 치르는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패배나 다름 없는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미 싱크탱크가 전망했다.

CNN은 9일(현지시간)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전제로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워게임 보고서 24가지를 입수했다면서 시뮬레이션 결과 중국은 침공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침공에 대한 비용은 중국과 미국-대만-일본 모두에 막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CSIS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과 일본은 수십 척의 함정과 수백 대의 군용기 그리고 수천 명의 군병력을 잃을 것이다. 이런 손실은 수년간 미국의 글로벌 입지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의 병력 손실은 항공모함 2척, 전투함정 10~20척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쟁 초기 3주동안 미군 병력 약 3200명이 숨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병사 1만명이 숨지고 전투기 155대, 주요 군함 138척이 파괴될 것이라고 연구소는 봤다. CSIS는 "중국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다. 중국 해군은 궤멸할 것이며 핵심적인 수륙 양용군은 붕괴할 것이다. 여기에 병사 수만 명이 전쟁 포로로 붙잡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군에서는 3500명의 사상자가 나오고, 군함 26척이 모두 침몰하는 등 붕괴 직전 상황에 놓인다. CSIS는 "대만군이 궤멸하지는 않겠지만, 기능은 심각하게 퇴화할 것이다. 대만에는 전력을 비롯한 기본적인 서비스 조차 공급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일본의 경우 일본 소재 미군 기지가 중국군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여기에 전투기 100대 이상, 군함의 경우 대만과 마찬가지로 26척이 파괴될 것이라고 CSIS는 전망했다.

CSIS의 선임고문인 마크 칸시안은 "객관적인 승전 전망이 공격자의 편에 있지 않을때도 전쟁은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단 전쟁이 발발할 경우 상황은 우크라이나 때와는 매우 다르게 전개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물자를 보낼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대만에는 병력이나 물자를 공급하는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만인들이 전쟁이 시작기 전 무조건 이 사실을 깨달아야한다"고 강조했다.

CSIS는 미국이 대만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일본과 괌의 미군 기지의 방어태세를 강화하는 것 △해군 병력 구성을 소규모로 쪼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 △ 전투 병력보다는 지속 가능한 폭격기 병력을 강화하는 것 △ 중국의 선제공격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낮은 고가의 함정보다는 더욱 보편적인 무기 플랫폼으로 병력을 무장시키는 것 등이 권고된다고 짚었다.

CSIS는 이러한 정책들이 미군의 승리 비용을 줄일 수는 있으나 전쟁을 치르는 대가는 여전히 높을 것이라며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 미국은 장기적으로 '패한' 중국보다 더 큰 고통을 받는 '피로스의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국무원 대만 사무판공실은 지난해 8월 '대만 문제와 신시대 중국의 통일 사업(台湾问题与新时代中国统一事业)'이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간, 미국과 밀착하고 있는 대만 집권 민진당을 '제거해야 하는 장애물'이라고 묘사하면서 조국 통일을 위해서라면 무력 사용을 비롯한 모든 옵션을 검토해야한다고 적었다.

중국이 대만에 집착하는 이유는 시진핑 주석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워 자신의 장기 집권 통치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대만 통일'을 통해 중국 내 민족주의 정서를 기반으로 정치적 지지를 결집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미국 학계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대만의 중국 침공 시점을 2027년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데이비드 코언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과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 필립 데이비드슨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등은 중국군이 대만에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으로 지목한 바 있다.

윌리엄 번스 미 CIA 국장은 지난해 CBS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늦어도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마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