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경시한 트럼프 측근, 코로나 감염 뒤 "내가 틀렸다"
- 김서연 기자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을 경시했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내가 틀렸다"고 사과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전날 미국민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나는 백악관에 들어갈 때,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매일 검사를 받기 때문에 안전지대로 들어간다고 믿었다"며 "내가 틀렸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지난달 말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0여명 중 한 명이다. 천식과 과체중이라는 합병증 위험 요소를 지닌 그는 지난 3일 뉴저지주 병원에 입원했고, 중환자실에서도 7일간 머물렀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서한에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권고를 따라 9월 말 백악관 로즈가든 행사에 참석했을 때나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1차 토론 준비를 도왔을 때 마스크를 썼어야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에이미 코니 배럿 지명식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내 잘못이다. 대통령 및 팀과 함께한 토론 준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일은 내 잘못"이라며 "내 경험이 미국민들한테 어디에 있는 CDC 지침을 따르고, 자신과 타인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지난 5월 "무엇을 하든지 간에 사망자는 나온다"며 주 당국에 빠른 경제활동 재개를 촉구해 비판받았던 인물이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태도가 바뀌었다고 WSJ은 설명했다.
그는 "이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며 감염 "영향은 예상할 수 없고 치명적일 수도 있다. 누구도 바이러스에 걸리거나 다른 사람한테 전염시키는 일에 무신경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서한에서 양쪽의 극단적인 접근 탓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은 더이상 정치적 발언으로 여겨져선 안 되며, 미국은 동시에 경제활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공직자는 정당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미국민들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매일 자주 손을 씻도록 장려해야 한다"며 "그와 동시에 우리는 이러한 지침에 따라 나라 곳곳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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