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등에 불'?…IMF "내년 美경제 급격히 둔화"

옵스펠드 "세계경제 바람 빠지는 중" 경고
IMF 내년 美성장률 전망치 2.8%→2.5% 하향조정

모리스 옵스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대 업적으로 꼽고 있는 미국 경제의 호황이 조만간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 경제가 급강하함에 따라 미국 경기가 내년과 내후년 급격히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리스 옵스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재정 및 감세 정책 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2019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현저히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옵스펠드는 "미 경제 성장률은 올해 우리가 봤던 것보다 내년 다소 낮아지고 2019년보다 2020년 하락폭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이미 2019년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8%에서 2.5%로 하향조정한 상태다.

그는 특히 미국 밖의 경기 침체가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옵스펠드는 아시아와 유럽의 3분기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했다고 지적한 뒤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경기가 풍선 밖으로 공기가 빠져나가듯 급속히 침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경제의 하강 기류를 미국이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이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는 것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옵스펠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관세 인상은 성장 둔화, 실업률 증가, 불평등, 환율 상승을 초래할 뿐 무역 수지를 개선하지 않는다"고 재차 경고했다.

다만 그는 "세계 투자와 생산의 많은 부분이 무역에 묶여 있기 때문에 통상 갈등이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면서도 "무역이 완전히 붕괴됐던 1930년대 대공황이 도래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옵스펠드의 경고는 올해 말 은퇴를 앞둔 가운데 나왔다. 그는 2015년 9월부터 3년 동안 IMF 세계 경제 전망을 감독하고 이코노미스트팀을 이끌어왔다. 자리에서 물러난 후 옵스펠드는 1월 버클리대학 캘리포니아 캠퍼스로 복귀할 예정이다.

WSJ은 이날 전망에 대해 "3년간의 재임 기간 동안 세계 경제 낙관론을 견지해왔던 옵스펠드가 비관론을 내놨다"고 전했다. IMF는 올 여름 내내 무역 긴장감이 고조되고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 시장이 극심한 통화 붕괴에 직면했을 때도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고수해 왔었다.

옵스펠드의 후임으로는 기타 고피너스 하버드대 교수가 온다. 고피너스 교수는 환율, 국가부채, 자본 흐름 등의 분야에서 저명한 학자로 IMF 역사상 여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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