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한 기자회견"…트럼프가 한 말실수는 어떤 것?
- 정이나 기자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있었던 기자회견을 두고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CNN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처참하고도 수치스러운 퍼포먼스였다"고 평가하며 그가 내놓은 발언 중 주목할 만한 최악의 것들을 몇 가지 간추렸다.
◇"우리 관계가 지금보다 더 나빴던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약 4시간 전부터 (상황은) 바뀌었다."
CNN의 크리스 실리자 기자는 이 발언을 두고 트럼프가 자신의 카리스마와 매력을 엄청나게 신봉하는 동시에 과장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평했다.
실리자 기자는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을 뿐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사이버 범죄도 지속적으로 단행하고 있으며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고 영국에서 전직 러시아 이중 스파이를 독살하려 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라는 두 적대국 간 관계가 자신이 푸틴 대통령을 만난 단지 몇 시간 만에 개선됐다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모두에 책임이 있다. 미국, 우리 모두는 바보같았다. 우리 모두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특정한 문제에 대해 러시아에 모든 책임을 묻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답이었다.
실리자 기자는 이 같은 대답 대신 "그렇다. 러시아가 나를 돕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려 혼란을 심기 위해 우리 대선에 적극 개입했다는 우리 정보당국과 상원 정보위원회의 결론을 믿는다"고 답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직접 전달해야 가장 좋다고 생각해 그 이야기를 하는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마 푸틴 대통령도 직접 그 이야기를 매우 하고 싶어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러시아의 대선 개입 스캔들을 거론해야 되겠지만 "러시아가 관련이 없다"는 푸틴의 말을 믿는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나는 푸틴 대통령을 경쟁자라고 불렀다. 그는 좋은 경쟁자다. 난 경쟁자란 단어가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푸틴 대통령을 '적대세력'(adversary)이라 불렀다는 한 러시아 기자의 발언을 고쳐주며 이 같이 말했다. 실리자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 내내 자신이 푸틴의 '팬' 또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했다고 비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공모 행위는 없었다. 난 (푸틴) 대통령을 알지도 못했고 공모할 사람이 없었다."
실리자 기자는 트럼프와 푸틴이 함께 음모를 꾸며 트럼프의 당선을 도와야만 '결탁' 행위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며 두 정상이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해도 트럼프 캠프의 관계자와 러시아 정부 측 인사가 결탁했을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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