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북 미군 드레스녹, 작년 뇌졸중으로 사망"(종합)
북한에서 태어난 두 아들이 北매체에서 밝혀
- 최종일 기자,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양새롬 기자 = 40여년 전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다 북한으로 탈영한 미군 병사 제임스 드레스녹이 지난해 사망했다고 두 아들이 북한 매체에서 밝혔다.
2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아들인 테드와 제임스는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 '우리 민족끼리'에 올라온 동영상 인터뷰에서 부친이 지난해 11월 뇌졸중으로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북한 군복을 입은 동생과 달리 정장 차림의 테드 드레스녹은 "아버지는 공화국의 품 안에 있었고, 74세에 운명할 때까지 당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영상에서 북한말을 유창하게 구사한 테드와 제임스는 북한에서 태어나 자랐다. 이들에겐 토니란 이복 동생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순철'이라는 북한 이름을 쓰는 테드는 또 최근 북미 간 긴장에 대해선 "미국 제국주의자들"이 북한군과 주민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채 "전쟁 히스테리와 광기"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인터뷰 동영상은 지난해에도 공개됐다.
지난해 테드는 현재 북한 여성과 결혼해 자녀 둘을 가진 가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보살핌"으로 평양대학교에서 영어와 일어를 전공했으며 현재는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친인 제임스 드레스녹은 주한미군 근무 중 1962년 탈영해 북한으로 넘어갔다. 당시 나이는 21세에 불과했다.
이후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루마니아 출신 도니아 붐베아와 결혼해 테드와 제임스를 낳았다. 당시 북한은 외국인이 북한 여성과 결혼하는 것을 금지했었던 때라 드레스녹과 붐베아의 결혼은 정권이 맺어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에 정착한 드레스녹은 TV·영화 선전물에서 배우로 활동했는데 대부분 그가 맡은 역할은 "악당 미국인"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드레스녹의 행적은 일본인 아내를 따라 일본으로 귀환한 미군 탈영병 4명 가운데 한 사람인 찰스 젠킨스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
드레스녹은 2006년 BBC다큐멘터리에서 "나는 북한에 온 것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며 "나는 편안히 있다"고 말했다.
allday33@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