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가 성적관계까지" 탈옥 도운 교도소 여직원 유죄인정
그녀는 어떻게 공범이 되었나
- 정이나 기자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뉴욕주 희대의 탈옥수 리처드 맷과 데이비드 스웨트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교도소 여직원 조이스 미첼(51)이 28일(현지시간) 유죄를 인정했다.
흑백의 죄수복을 입은 미첼은 이날 피츠버그카운티 법정에 출두해 작은 목소리로 유죄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안경뒤로 흐르는 눈물도 포착됐다.
CNN은 지난달 미첼이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입수해 그가 맷과 스웨트의 탈옥을 돕고 맷과 성적 접촉을 맺은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미첼이 진술서에 털어놓은 탈옥 시나리오는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CNN이 입수한 진술서에 따르면 미첼은 "맷이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느끼게 만들어" 그에게 호의를 베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맷의 딸에게 전화를 대신 걸어주는 것으로 시작된 작은 호의는 곧 반입 금지 물품을 제공하고 성적 관계를 맺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미첼은 진술서에서 "맷과의 관계가 단순히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서 시작했지만 곧 성적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일하던 재단소 안에서 맷과 처음 성적 접촉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미첼은 "지난 4월 교도소 내 재단실에서 맷과 둘만 남았던 적이 있다"며 "그가 나를 잡아 입을 벌려 키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맷의 성적 요구는 그 때부터 점차 많아지기 시작했으며 미첼도 이를 받아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첼은 다만 스웨트에게는 "맷을 통해 자신의 알몸 사진을 비롯해 성적인 내용이 담긴 쪽지를 준 적이 있지만 성관계를 맺은 적이 절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항간에는 미첼이 탈옥한 두 사람 모두와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첼은 4월 뉴욕주 댄모라 소재 클린턴교도소에 수감된 맷에게 스크루드라이버를 제공하고 5월 맷을 위해 쇠톱을 가방에 숨겨 출근길에 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 쇠톱날을 또다른 교도소 직원 진 팔머에게 줬고 팔머는 이를 냉동 햄버거 패티에 숨겨 탈옥수들에게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미첼은 "며칠 뒤 맷은 동료 수감자 스웨트와 함께 구멍을 뚫었으며 파이프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해줬다"며 "나는 이미 그에게 물건을 주고 있었고 멈출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벽에 구멍을 뚫고 있다는 사실을 3~4주 동안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맷이 자신에게 도구를 부탁할 때마다 미첼은 상점에서 이를 구매해 제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첼은 "그들이 도망치기로 한 날 나는 남편 라일에게 약 두 알을 먹일 작정이었다. 이 약은 라일을 곯아떨어지게 만들어 내가 집을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미첼은 맷과 스웨트의 탈옥날 자정 그들과 함께 댄모라의 약속된 지점에서 만날 예정이었지만 실행에 옮겨지지는 않았다.
미첼은 "내 지프차와 휴대폰, GPS, 옷가지, 총, 텐트, 침낭, 가방, 손도끼와 돈을 갖고 맷과 스웨트를 차로 데려올 계획"이었다며 "그들을 픽업한 후에는 우리집으로 와 '문제거리(glitch)'를 살해할 계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문제거리'는 맷이 미첼의 남편 라일을 불렀던 이름이다.
미첼은 "맷이 라일을 죽인 후에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6~7시간 거리에 위치한 어딘가로 운전해갈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술서에서 "6월5일 맷은 나에게 탈옥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탈옥을 돕고 함께 도망치는데에 동의했었지만 겁이 나 나머지 계획을 실행할 수 없었다. 나는 내 남편을 정말로 사랑하며 맷과 스웨트를 만나지 않은 이유 또한 남편"이라고 말했다.
미첼은 "라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 적이 없으며 그가 없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환상에 사로잡혀 맷과 스웨트의 탈옥을 도왔다. 그들이 보인 관심과 다른 삶에 대한 상상을 즐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첼의 변호사 스티븐 존스턴은 "미첼이 감당못할 일에 빠졌었지만 이제는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선고 재판은 9월28일 열릴 예정이다. 미첼은 최대 7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맷과 스웨트는 지난달 6일 새벽 중범죄자를 수용하는 클린턴교도소 감방 벽에 구멍을 뚫고 탈출했다.
최고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는 교도소에서 일어난 탈옥 사건으로 미국 전역이 뒤흔들렸고 3주에 걸친 수색 끝에 맷은 6월26일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으며 스웨트는 이틀 뒤인 28일 캐나다 국경 인근에서 생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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